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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노다인, 아픔을 이겨내는 몽환의 세계

 

 

 

bandicam 2016-09-25 23-54-31-781.jpg

 

2년전에 구매한 게임을 이제서야 해봅니다. 그 당시에는 한글화가 되어있지 않았기에 보류했었는데, 그러다보니 게임의 존재조차 잊어버렸습니다. 그러다 할 게임이 없어 라이브러리를 뒤지다 우연히 찾게되었네요. 가벼운 마음으로 플레이했고 실제로 게임볼륨도 가벼운 편이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되는 게임이었습니다. 그래서 사실 리뷰를 쓸까말까 고민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클리어 이후에도 해결되지 않은 많은 의문점들이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쓰다보면 게임이 의도한 것과 다른 정보를 알려드릴까 걱정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이 게임은 특징이 뚜렷했고 이를 여러분들에게 알려드리고 싶었기에 이렇게 글을 작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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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디자인은 게임보이 시절의 레트로풍입니다. 게임소개에서도 써있듯이 젤다의 전설을 떠올리게 합니다. 옛추억의 향수를 자아내며,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고 부담없이 즐길 수 있었습니다. 게임 스토리에 따라 개성있는 몬스터들이 등장하고 어쩔땐 닌텐도 게임의 양식을 일부 따온 듯한 부분도 많이 보입니다. 눈에 띄는 것은 다양한 컨셉의 배경인데, 어쩔때는 8비트 미로 배경이었다가 호러틱한 분위기로 넘어가고, 다시 아늑한 숲배경이 펼쳐지는 등 인디게임답게 실험적이고 독특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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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진행은 어드벤처와 퍼즐이 적절하게 섞여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범상치 않는 게임이다보니 무기도 검이 아니라 빗자루입니다. 빗자루인 이유도 게임 내  오브젝트중 하나인 먼지를 이용하기 위한 것일뿐, 솔직히 빗자루가 아니라 뭐가 됬어도 상관없었을 것 같습니다. 빗자루를 검처럼 활용하며 적들을 물리치고, 먼지를 사용하여 물을 건너거나 방해되는 장애물을 극복하며 게임을 진행합니다. 또한 수집아이템으로 카드가 있는데, 이는 부가요소가 아니라 스토리를 진행하기위해 필수적으로 모아야만 합니다. 게다가 카드들은 스토리진행에 따라 자연스럽게 얻는 것뿐만 아니라 직접 맵 이곳저곳을 뒤져가며 찾아봐야하기 때문에 플레이어에 따라서는 공략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카드수집하느라 모든 맵을 다 둘러본다 해도 전체플레이 타임이 약 4~6시간 정도로 짧은 편이기 때문에, 그냥 이 게임의 모든 것을 즐긴다는 생각으로 플레이했습니다. 스테이지마다 다양하게 등장하는 상호작용 가능한 오브젝트와 몬스터들로 이루어진 퍼즐들을 풀어가며 길을 개척해 나가는 재미도 충분했습니다. 전체적인 난이도는 그리 높지 않고 볼륨이 적어 부담없이 플레이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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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자 플레이어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스토리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게임의 요소들은 각자 다른 이야기와 모습을 말하고 있지만 한가지 존재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이 게임의 주인공 '영'입니다.  저는 이 게임의 스토리를 이해하기위해 다음과 같이 질문했습니다. '개발자는 이러한 스토리를 통해 전달하고자하는 것이 무엇이었을까? 무엇을 보여주고 무엇을 들려주고 싶어하는 걸까?' 물론 다른 게임을 즐길 때도 위와 같은 질문을 하지만, 이 게임은 더욱 집착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 게임을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인디게임을 평가할때 가장 중요시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제부터 하는 말은 저의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이 게임에 등장하는 주인공, 영이라는 인물은 브라이어를 찾아가기 위해 모험을 펼칩니다. 하지만 모험의 내용은 우리가 으레 상상하는 마왕과 같은 악의 무리를 처단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떠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상징의 연속이라고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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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지형에 자리잡은 입이 달린 커다란 벽은 이렇게 말합니다. ' '영, 아직도 닌텐도 가지고 노니?'
도시의 사람들은 영이 그들을 해하려해도 아무렇지 않아합니다. 그들을 절단하면 으스러지지만 이내 유령이 되어 영을 위협합니다.


서커스 자매는 희생과 구원을 쫒지만 이내 그들은 낭떠러지로 떨어지며 자유를 얻습니다.
장엄한 사원에서, 혹은 평범한 아파트에서도 그를 계속해서 관찰하는 눈.
도시의 밤거리는 아름답지만 어쩌면 더욱더 빛나고 있는 별들을 가리고 있는 길거리의 불빛들

영과 친구가 되고 싶어하는 여자. 허나 당연하다는 듯 호의적인 그녀의 태도.
영을 더 높은곳으로 이끄는 현자. 허나 그와 동시에 그를 회유하고 방해하는 존재.
그리고 마침내 마주하는 브라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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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생각하는 영이라는 인물은 고립되어있으며, 주변의 시선에 상처를 받아 두려워 하는 듯 합니다. 그리고 ANODYNE이라는, 자신의 지친 마음을 달래줄 진통제와 같은 무언가에 매달려있었을 것입니다. 그게 아마 게임일 수도 있고, 고통을 잊게 해줄 자극적인 그 무언가일 수도 있습니다. 이 게임 속 세상은 그런 그의 내면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습니다. 그의 내면세계가 게임과 같이 표현된 이유는 아마 게임이 그에겐 가장 익숙하고 편한 존재여서 일지도 모릅니다. 그의 마음은 조각조각 형상화 되어 두서없이 흩뿌려졌지만, 그는 게임 속 주인공처럼 '모험'을 통해 그것들을 하나하나 마주합니다. 여기서 현자는 그를 선택받은 자인 것마냥 대해주고, 모험을 위해 그를 도와주지만, 중요한 순간 그를 망설이게 만들고, 그를 오히려 막아서는, 어쩌면 현실을 극복하고 싶은 의지와 동시에 현실에 대한 깊은 두려움일지도 모릅니다. '영'이라는 인물은 개발자가 게이머로써 그리고 게임개발자로써 느낀 주변의 시선이나 편견 혹은 내적갈등을 표현하기 위해 만든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 게임은 이것들을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플레이어가 체감하기 힘들고 난해할 정도로 묘사합니다. 마치 의식의 흐름기법으로 써내려간 듯한 줄거리는 특유의 심오한 분위기를 연출해냅니다. 그러나 이러한 연출을 위해 피카소의 입체파작품처럼 세간을 깜짝놀라게 만들 표현기법을 쓴것도 아니고, 아주 평범한 게임디자인 위에 맥락도 없고 손질도 안 된 날 것 그대로의 이야기를 보여주다보니 플레어어는 미스테리한 향기에만 매력을 느낄뿐 직접 맛을 보기 까다로워합니다. 그래서 애초에 담고자 했던 유의미한 스토리요소가 퇴색되어버렸다는 생각이 들어 깊은 아쉬움이 생깁니다.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어? 이거 뭔가 큰 의미가 있는거같은데?' 라는 생각에 파고들다가도, 막상 게임을 다 클리어하고나면 뚜렷하게 기억나는 것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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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이 게임에 대한 저의 전체적인 의견은,
게임의 몽환적인 분위기와 이를 위해 만들어진 과거 게임보이 시절에서 볼법한 그래픽의 조화가 매우 좋습니다. 게임도 적당히 어려운 편이기 때문에 코어게이머는 물론 라이트 게이머분들에게도 추천드릴만한 게임입니다. 하지만 게임의 스토리부분에 있어서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지 않는 이상 온전하게 이해하기가 매우 어렵고, 또한 해석하는데 많은 노력을 투자할만한 의욕도 생기지 않습니다. 이는 두가지의 이중적인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게임이 전달하고자 했던 내면세계의 느낌과 표현은 커졌지만, 그와 반대로 스토리의 전달력이 떨어져버렸습니다. 약간 취향타는 게임이고 스토리부분을 제외한 나머지는 무난하게 즐기기 좋습니다.

 

 

 

 


 


추가로..
Anodyne은 현재 한국어를 공식적으로 지원하기 때문에 한국 게임컨텐츠등급분류위원회(이하 게등위)의 등급분류심사를 받아야합니다. 한국어를 지원한다라는 이유만으로 꼭 심사를 받아야하는지는 의문입니다만 어쨌든 국내법이 그러니 따라야겠지요. 하지만 문제는 게등위의 등급심사는 국내 사업자 위주이고 외국인들은 심사를 받기가 매우 까다롭습니다. 따라서 심사를 받지못한 게임들은 스팀에서 지역제한을 걸게 되고 이 게임은 그 중 하나입니다. 따라서 이 게임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IP우회를 해야만 합니다.

 

이러한 사태에 대해 솔직히 저라도 굳이 용써가면서 심사받을 바에는 한국 판매 포기하고말겠습니다. AAA급 대형 게임개발사라면 모르겠지만 인디게임개발자라면 더더욱 그러하겠지요. 게다가 심사비용도 비싸고 준비해야 할 서류또한 많습니다.

 

국내게임은 국내법따라가면서 게임발매하는데 외국게임은 그것을 무시하냐라며 차별을 주장하지만, 이렇게 외국게임이 국내에서 발매할 수 있는 기초적인 환경도 적절하게 제시해주지 못한다면 오히려 외산게임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생각됩니다.


  • profile
    Gebee 2016.09.26 00:02

    방금알았는데 모바일에서 보면 글이 깨지네요 ㄷㄷ 글 수정했습니다.

  • profile
    BW 2016.09.26 01:54

    공감 많이가는 리뷰네요ㅋ

    BGM이 꽤 좋았던 기억이...

  • profile
    2016.09.26 16:14

    와 리뷰 글솜씨가 좋으시네요.

    부럽습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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