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원래 이 글을 보고 계실 대다수의 사람들처럼 무조건 높은 프레임으로만 게임을 즐겼습니다.

부드러움을 보고 감탄하고, 부드럽기만 해도 몰입감이 막 생기고, 패드들고 캐릭터만 움직여도 너무 재밌었어요.

어쩌다 호기심에 30프레임으로 제한해보기도 했었지만, 부드럽지도 않고 미친 듯이 끊기고 어지럽고 토할 거 같아서 다시 프레임 제한을 풀고 즐겼죠.

10여년 전에 지스타에 닌텐도 왔을때 닌텐도 겜들 보면서 '요즘 세상에 30프레임으로 게임을 내나... 저러고도 장사가 되나 ㅉㅉ'라는 생각을 하며 부끄럽지만 선민의식도 가졌습니다.

2023년 11월 말에 닌텐도 스위치를 사기 전까지는 그랬어요.

스위치가 30프레임 게임기라는 소문을 2017년인가 18년부터 들어왔던 터라 관심도 두지 않았어요.

아무리 휴대용 게임기라지만 30프레임은 말도 안되는 수준으로 느껴졌거든요. 그 끊기는 걸 대체 어떻게 하냐면서요.

평소에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을 눈 여겨보면서 그 시커족 특유의 신비로운 분위기와 탁 트인 하이랄 대지가 너무 재밌어 보이기는 했어요.

물론 스위치는 30프레임 게임기였기에 신포도 취급만 하면서 다른 게임에서 비슷한 재미를 높은 프레임으로 즐겨왔죠.

어쌔신크리드 시리즈, 원신, 노맨즈스카이, 임모탈 피닉스 라이징, 스타듀밸리, 심즈3, 심즈4, 마이 심즈 등등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봤는데,

결국 야숨을 눈 여겨보면서 느꼈던 분위기는 어느 게임에서도 느끼지 못하고 결국 스위치를 샀어요.

무기 내구도 시스템 때문에 무기가 잘 깨지는 것도 문제였어요. 만나는 몹마다 다 전투하고 다녔더니 남아나는 무기가 없었거든요.

그리고 결국 유비식 오픈월드에 익숙해져 있었어서 노란 점만 빨리빨리 쫓아가다가 멘탈 터져서 세이브 삭제하고 처박아놨었어요.

이걸 하소연했더니 '야숨은 몹을 잡는다고 렙업하는 게임이 아니다. 정 힘들면 가논따위 애초에 없다고 생각하고 사당만 돌아다녀봐라.' 라고 누가 말해주셔서

그 길로 야숨이 인생갓겜이 됐습니다.

근데 쭉 하면서 느낀 건데, 분명 야숨이 30프레임 게임인데 끊기고 눈 아프고 이런 걸 전혀 못 느낀 겁니다?

30프레임이면 당연히 끊기는 거 아니에요? 당연히 눈 아파야 하는 거 아니었어요?

왜 야숨은 안끊기고 눈이 안아파요??

모션블러 하나 때문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프레임 페이싱이 잘 된 게임은 30프레임이더라도 끊기지도 않고 눈이 아프지도 않고 플레이에 전혀 지장이 없다고 하네요?

심지어 부드럽기까지 했고요...

프레임레이트가 높을수록 프레임타임은 더 짧아서 움직임이 가벼워지는데, 30프레임은 33.3ms로 프레임타임이 길어서 움직임에 무게감이 더해져 박진감이 살아나는 것도 느꼈고요.

지금까지 '영화 같은 30프레임'이니 '박진감 넘치는 30프레임'이니 그런 말하는 사람들 다 개소리하는 거고 프레임은 무조건 높을수록 좋은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요... 제가 너무 편협했던 겁니다.

그러다 프레임 페이싱이 잘 안돼서 프레임타임이 요동치는 게임들을 안정화 시키는 방법도 연구해서 알아냈습니다.

하드웨어 가속 GPU 일정 예약(HAGS) 끄기+모니터 주사율 30의 배수 중 가장 높은 걸로 설정(저는 240Hz로 설정)+수직동기화 켜기(저는 대충 인게임에서 켰음)+RTSS 프론트 엣지 싱크로 설정 후 RTSS에서 30프레임 제한
이렇게 하면 되더군요. HAGS는 Vulkan 쓰는 게임은 꺼도 아예 안먹히고요, 다이렉트X 쓰는 게임만 먹혔습니다.

특히 HAGS 끄기는 어쌔신크리드 시리즈에서 매우 탁월한 프레임 페이싱 효과가 있었습니다. 그 외에는 RTSS 프론트 엣지 싱크 미만 잡이었고요.

스페셜K도 RTSS와 동일한 프레임 페이싱 효과가 있었는데, 스페셜K가 Vulkan은 지원하지 않아서 그냥 지웠습니다. 그래픽 API가 뭐냐에 따라 이거 켰다 저거 켰다 왔다갔다하는 거 상상 이상으로 엄청 번거로워서요. 더 무게감 있는 세계를 더 눈이 편하게 즐기려고 이 짓거리 하는 거지, 게임 프로그램을 '관리'하려고 이 짓거리하는 건 아니니까요...

제가 연구하면서 찾았던 참고자료들을 같이 첨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