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시간: 18시간40분(본편+사냥의 제왕, 빛의 군주 DLC)

한글패치: 유저한글화/ 추가패치

  침략자들로부터 모르도르를 지키는 곤도르의 순찰자 중 한 명인 탈리온, 아주 안전한 생활은 아니지만 아내와 아들과 함께 안정된 삶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가 지키는 검은 문으로 사우론의 군대가 쳐들어오면서 탈리온은 검은 손에게 가족과 자기 자신의 목숨을 잃게 됩니다.

  하지만 죽었다고 생각한 그가 눈을 뜨면서 자신의 존재에 대해 혼란에 빠져있는 순간, 그의 시야에 혼령 하나가 다가옵니다. 자신이 사우론의 저주로 인해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존재가 됐다는 것과 저주를 풀기 위해서는 저주를 건 검은 손을 없애버려야 한다는 엘프 영혼의 말을 듣고 난 후, 탈리온은 가족에 대한 복수심을 지닌 채 검은 손을 찾으려는 여정을 결심하게 되면서 게임은 시작됩니다.

  톨킨 세계관은 반지의 제왕 같은 영화 몇 편으로 접한 게 전부라 줄거리를 못 따라가나 하는 걱정이 있긴 했지만 사우론이나 우르크 같이 잘 알려진 설정들 정도만 챙기고 나머지 세세한 부분들은 게임에 맞춰 재구성한 이야기라서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진 않았습니다. 톨킨 세계관 지식이 많으신 분들에게는 어색한 부분들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런 건 전투를 시작하면 까맣게 잊어버리게 될 거에요.
 

  배트맨 아캄 시리즈처럼 WB사 게임들에서 자주 보여주는 프리플로우식 전투가 시원시원한 맛을 제공할 테니까요. 성인등급을 받은만큼 가차없이 칼을 찔러넣고 목이 날아가는 등 다소 잔인한 면이 있긴 하지만 사람이 아닌 우르크들이 대부분이고 탈리온의 원수이기도 하니까 거부감이 덜합니다.
  간단한 버튼조합을 통한 호쾌한 근접전투, 활 조준시 시간을 천천히 흐르게 하는 점, 넉넉한 판정덕분에 유리한 은신과 암살 방식이 합쳐져 전투를 더욱 즐겁게 만듭니다. 비슷한 유형의 배트맨 아캄 어사일럼, 시티보다 도구 종류 등을 간소화 시킨만큼 추가로 모닥불이나 날파리둥지 같은 지형지물과 진행하면서 배울 수 있는 특수 기술들로 다양한 전투양상을 만들어낼 수 있으니 마음에 들어요.
 

  대신 게임은 그렇게 쉽지만은 않습니다. 주 임무를 진행하면서 간간히 우르크 세력과 관련된 보조 임무들을 진행해가며 힘을 모으지 않으면 이후 등장하는 강한 우르크들과의 전투에서 어려움을 겪게 될거라 보조 임무가 어느 정도 강제되는 편이에요. 하지만 오픈월드 구성으로 내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생성되고 사라지는 우르크 보조 임무들과 추가로 우르크 대장들 각자의 강/약점에 따라 전략적인 접근을 통해 공략하게 만들어놓은 점은 지루한 반복 요소라는 생각을 덜하게 만들어서 좋습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중반 이후로 줄거리 전개가 너무 급하게 흘러가는데다 우르크들과의 전투와 비교하면 보스전이 보스전답지 않다보니까 막판에 힘이 빠진듯한 기분이 든다는 점입니다. 그나마 빛의 군주 DLC에서 아쉬운 보스전을 나름 보충해준걸 위안거리 삼을 수 있겠지만 말이죠.

  시원스런 액션게임을 좋아하시는 분, 특히 배트맨 아캄 시리즈를 재미있게 하셨던 분들이라면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될 거 같습니다. 

아래는 전체 플레이 영상입니다.(본편, 사냥의제왕DLC, 빛의군주DL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