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는 지난 16일, 지포스 프레스 데이 행사를 개최하며 그들의 웹사이트를 통해 지포스 GTX 1070의 사양을 전격 공개했다. 300달러 초중반의 가격으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았던, GTX 970의 뒤를 잇는 제품으로 전작보다 50~120달러씩 오른 380~450달러의 가격이 책정되어 있다. GTX 970이 980을 따라잡을 듯 아슬아슬하면서도 분명 갭이 존재하는 성능을 가졌기에 역설적으로 소비자들의 열광을 불러일으켰듯 GTX 1070 역시 비슷한 전략을 취하는 것은 필연적이라 할 수 있다. 이날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GTX 1070은 1080보다 25% 적은 쿠다코어 및 텍스처 유닛 갯수를 가지며 작동 속도는 평균 부스트클럭 기준 50MHz 낮아졌는데, 이는 각각 970이 980에서 줄어들었던 비율보다 전자는 높고, 후자는 낮은 것이다. 종합적으로 970과 980의 관계가 1070과 1080에서도 성립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외형적으로 GTX 1080 발표 당시 특별히 강조되었던 메탈재질의 쿨러는 그대로 유지되었는데, 다만 '설립자 에디션'이라 새 이름을 부여받은 엔비디아의 레퍼런스 버전이 그만큼 가격을 올려 받게 된 만큼 과거의 레퍼런스가 갖던 위상과는 그 결이 사뭇 다르다. 8핀 보조전원에서 알 수 있듯 1070 역시 1080처럼 단 하나의 보조전원으로 충분히 구동 가능한 만큼만의 전력을 소비하며, 보조전원의 위치로 볼 때 기판의 레이아웃 등은 1080의 그것과 동일할 것으로 짐작된다. 주지하다시피,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다. 670/970은 각각 680/980보다 훨씬 짧은, ITX 규격에 어울릴법한 기판을 가졌고 이는 보조전원 커넥터의 위치에서 가장 먼저 확인된 것이었다.

 

 

GTX 1070의 사양을 살펴보자. 우선 1070과 1080에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GP104 칩셋에서부터 시작하자. 이 GPU는 20개(내부적으로는 40개)의 스트리밍 멀티프로세서(SM)로 구성되며 각각의 SM은 128개씩의 쿠다코어, 8개의 텍스처 유닛을 내장하기에 GP104 칩셋 전체로는 2560 쿠다코어 / 160 텍스처 유닛을 얻을 수 있다. 완전무결하고 모든 사양이 보존된 풀 칩은 GTX 1080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오늘의 주인공 1070은 GP104 중 그렇지 못한, 소위 컷팅 칩 중에서 선별되어 만들어지게 되는데, 전례를 보았을 때 풀 칩의 4분의 1이나 깎아내는 것은 다소 과한 감이 있다. 그렇다고 전례가 없던 것은 아니라, 엔비디아가 그들의 GPU에 역사적인 물리학자들의 이름을 붙이기 시작한 바로 그 시기 출시되었던 지포스 200 시절 정확히 25%를 쳐낸 차상위 모델이 있었다. GTX 260이 그것이다.

 

당시 코드네임 '테슬라'로 이름붙여졌던 이들은 GT200 칩셋을 사용했는데, GT200의 풀 칩은 240개의 쿠다코어를 가지며 이것은 GTX 280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되었다. 차상위 모델로 투입된 260은 그보다 25% 적은 192개의 쿠다코어를 탑재했을 따름이었다. 그러나 불과 일년 후 엔비디아는 '덜 컷팅된' 216 쿠다코어 버전의 260을 새로 투입했으며, 이어 240 쿠다코어를 가졌으되 ROP와 메모리 인터페이스를 각각 12.5%씩 쳐낸 275를 투입해 최초 280과 260 사이의 넓은 간극을 메꾼 바 있다.

 

 

역사가 무조건 반복된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확실히 지금 GTX 1070의 사양은 GP104 풀 스펙 대비로 보더라도, 바로 윗 모델인 1080과의 관계로 보더라도 지나치게 낮아진 감이 있다. 즉 향후 TSMC의 16nm GPU 제조공정이 안정화되고 GP104의 수율이 개선되는 것에 따라, 1070 Ti 또는 1075 같은 이름이 등장하게 되더라도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닐 것이다.

 

GTX 1070의 작동 속도는 베이스클럭이 1506MHz, 평균 부스트클럭이 1683MHz로 각각 1080의 그것보다 101MHz, 50MHz씩 낮춰져 있다. 다만 게이밍 정도의 부하에서 평균 부스트클럭 아래로 내려가는 경우가 거의 없는 만큼 실제 성능 차이는 50MHz만큼에 국한될 가능성이 크다. 1.25GHz로 작동하는 10Gbps GDDR5X를 탑재했던 1080과 달리 1070에는 2GHz로 작동하는 8Gbps GDDR5 메모리가 탑재되어 있다. 메모리 자체의 작동 속도는 후자가 높지만, GDDR5X의 프리페치 폭이 GDDR5의 두 배인 까닭에 전체 대역폭은 1080쪽이 25%가량 높아진다.

 

 

GTX 1080과 1070의 GPU 다이어그램을 그림으로 나타내면 위와 같다. 현재까지 엔비디아로부터 직접 확인된 것은 아니나, GP104의 변종이 3종으로 등장할 것이라 예견되었던 바 있고 실제 여러 해외 매체들이 GP104-150이라는 제3의 변종을 언급하기도 했었다. 과거 670과 660 Ti의 관계 등으로부터 유추해볼 때, 1070에 사용된 GP104-200 칩셋에서 ROP의 4분의 1이 비활성화된 것이 GP104-150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재미있는 것은 1070은 1080보다 다른 모든 영역(쿠다코어, 텍스처 유닛, 메모리 대역폭)에서 25%가 줄어들었지만 오직 단 하나 - ROP만큼은 그렇지 않았단 것인데, 추측컨대 GP104-150이 ROP마저 25% 줄여 낸다면 어떤 의미에서는 GP104-200보다 더 균형잡힌 사양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바꿔 말해, 지금의 1070은 전체 밸런스에 비해 다소 과한 ROP를 갖고 있다. (어쩌면 이러한 이유로, 엔비디아가 970을 그리 했듯 1070의 ROP 역시 쳐냈을지도 모를 일이다.)

 

소 뒷걸음치다 쥐 잡은 격으로, 지난주 이 글을 통해 GTX 1070의 사양을 정확히 맞춰낸 바 있었다. 여기서 1070의 예상성능 및 상술한 GP104-150 기반 그래픽카드의 예상성능을 알아 보았으니 궁금한 이들은 한번 읽어 보고 오기를 권한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GTX 1070은 다이렉트X 11 게임인 위쳐 3에서 전작 970 대비 60% 가량의, 다이렉트X 12 게임인 라이즈 오브 더 툼 레이더에서 70% 가량의 성능 향상을 이뤘다고 한다. 지난주 텍사스에서 열렸던 '에디터스 데이' 행사에서는 1070이 타이탄 X보다 빠르다고 밝힌 바 있었고 이를 필자는 '타이탄 X와 동급이 되었다'로 해석한 바 있는데, 오늘날 970과 타이탄 X의 성능관계가 대략 1:1.4~1.5 정도로 수렴되므로 진실은 그 중간 어디쯤이리라 짐작해볼 수 있다.

 

GTX 1070은 오는 6월 10일 정식으로 출시되며, 이날 한국에서는 '지포스 데이' 행사가 예고되어 있다. 엔비디아의 팬들은 모두 두 눈 크게 뜨고 기다리시길. IYD 역시 독자 여러분께 정확하고 신속하게 정보를 전해드릴 수 있도록 촉각을 곤두세울 것이다. 끝으로 공식 홈페이지에 올려진 외형 렌더링샷 몇 장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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