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손씨가 안좋은건 양해 부탁드립니다.
요즘 같이 각박한 세상에 어릴 적에 좋은 사람 만나서 도움 받았던 일이 생각나서 공유하고자 합니다.
2004~5년때 저는 중학교1~2학년 재학중 있었습니다.
아시다시피 명절을 앞두고 학원에서 숙제를 엄청 내주는데, 다가오는 명절에 괜히 기분은 들뜨고 숙제가 잔뜩 밀렸었죠.
그래서 마침 학원 가야되는 날이 왔는데, 게임만 하느라 숙제를 하나도 못 했었습니다. 그래서....나름 학원에 시골내려 가야된다고
거짓말을 해버리고 가족들한데는 먼저 대구가겠다고 하고 정말 그 날 혼자 용인에서 대구로 가는 미친 행동을 했습니다.
중학생인지라 세상물가도 잘 몰랐었고, 수중에 현금도 별로 없었죠.
버스비 부터 문제였습니다. 당시 티머니가 어느정도 보편이 됐던지라 현금 만원 내고 버스 타려니깐 기사 아저씨가
잔돈 없다고 하면서도 계속 운전은 하고 계셔서 어린 마음에 어쩔줄 몰라 되게 당황해하고 있었는데, 저 멀리서
어떤 누나가 오더니 대신 카드로 찍어주더라구요...여기서 첫번 째 도움을 받았습니다.
수원역에 도착후 생전 처음으로 기차표를 구매해야 되는데, 명절인지라 사람은 명동거리마냥 꽉 차 있고 엄청 방황하다가
겨우 겨우 줄을 섰었습니다. 그런데 왜 그랬는지는 기억 안나는데 뒤에 서 있던 아저씨한데 "아저씨 저 표 사는것만 도와주시면 안돼요?"
하고 도움을 청했었습니다. 그때 수중에 있었던 돈은 2만원.... 당시 세상 물정을 잘 몰랐던 저는 KTX나 일반기차표나
이 정도하는 줄 알고 이 돈만 챙겨 왔었습니다. 현금 2만원 들이밀면서(저는 이거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저씨가 저를 쓰윽 보더니, 어디로 가냐고 묻더니 표를 2장 사오시더니
'아저씨 따라와' 하고 저는 열심히 따라 갔습니다. 제가 현금을 드릴려 했지만 계속 됐다고 하시더라구요. 표가 입석인지라
지정좌석은 없었지만, 아저씨가 빈자리를 구하시더니 저를 앉혔습니다. 덕분에 대구까지 계속 앉아서 갈 수 있었습니다.
중간 중간에 아저씨는 서있다가 제 옆자리가 비면 오셔서 앉았다가 또 서있기를 반복 하셨습니다.
중간 중간에 김밥이랑 음료수도 사주시고...참 고마웠던 분 입니다. 그 분은 구미에서 내리시는데, 이름이라도 기억하고 싶어서
여쭤봤는데도 끝까지 안알려주시고 그냥 그렇게 가셨습니다.
매년 명절 때면 이 일가 생각나네요.
연락이 된다면 꼭 찾아가서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10년 훨씬 넘은 일이지만, 이런 분들 때문에 아직 세상에 따뜻한 소식들이 들려 오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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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지금도 세상 물정에 어두워서 많은 분들의 도움의 손길이 필요합니다... ㅜㅜ 오늘도 사기 비슷한거 당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