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예구자는 내일부터 플레이 가능하지만 전 새벽에 자다 깨서 슈라우드 방송을 켜놓는 뻘짓(......)을 한 덕분에 블랫옵스 4 베타키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해봤습니다.

사실 전 배틀로얄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누군가에겐 언제 죽을지 모르는 긴장감이 저에게는 꽤나 큰 스트레스거리라서요. 그래서 배그의 인기 요인 중 하나가 서로 죽여야 하는 배틀로얄임에도 상당히 루즈한 게임플레이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덕분에 스트리머들 혹은 친구들과 스쿼드 짜놓고 대화하면서 느릿하게 플레이하기엔 안성맞춤인 게임이기도 하고, 덕분에 일반적 모드로는 E스포츠화하기엔 애로사항이 많고요.

그런 지점에서 E스포츠화 하기엔 블랙아웃이 더 낫습니다. 블랙아웃은 배그에서 오는 그 루즈함을 상당부분 없애버렸습니다. 일단 게임 기반부터가 특유의 빠른 페이즈를 지닌 콜옵이기도 하고, 블랙옵스 4에서 사용 가능한 수십 여 종 무기들이 그대로 들어있습니다. 부품 파밍시 자동 장착 등 파밍보단 '바닥에 떨어진 아이템을 장착한다'는 개념이 더 맞는 듯 합니다. 거기다 스페셜리스트들의 특수기들과 콜옵 특유의 퍽을 아이템 형태로 사용가능하니, 배그에서 이런 기능도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내용들이 꽤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펍지에선 밸런스를 위해 (사실은 컨텐츠 추가할 여력이 없다는 게 유저정설)넣지 않는다는 헬기, 로켓런쳐, 유탄발사기(배터리 궁극기 무기. 보급상자에만 들어있음) 같은 다양한 무기를 사용가능합니다. 템준다는 좀비는 일단 전 배그 생각하고 외곽만 돌아다녀서 그런가 못 만났습니다.

조작감이 그리 좋진 않지만 배그보단 나은 ATV, 트럭 등을 탈 수 있습니다. 다만 맵상의 일반 자동차들은 장식입니다. 

베타에서는 블랙 옵스를 플레이한 유저라면 반가울 레즈노프, 메이슨, 메넨데즈, 우즈 등의 캐릭터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트레일러에서처럼 우즈로 메이슨의 머리통을 날릴수도, 메넨데즈로 우즈에게 샷건을 갈길수도, 메이슨과 레즈노프가 서로 싸울수도 있습니다. 다만 여기 메넨데즈는 노인 버전에 얼굴이 멀쩡하고 마체테도 없습니다. 그리고 풀과 총을 든 손 등 일부 텍스쳐들은 블랙 옵스와 월드 앳 워의 향수를 불러 일으킵니다 

일단 탄도학이 들어갔다지만 콜옵은 콜옵입니다. 조금 호불호가 갈리지만 특유의 라이트하고 달라붙는 타격 피격감은 콜옵의 그것이고, 탄이 약간 늦게 도달하는 것 외엔 역시 콜옵입니다.

배틀로얄보단 파밍과 탄속이 생긴 오픈월드 콜옵에 좀 더 가깝습니다. 배그보단 샷발이 더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그만큼 빨리 죽습니다. 그리고 그만큼 신경을 더 곤두세워야 합니다. 그냥 보이면 쏘는 콜옵과 달리 배틀로얄의 요소들(문 여는 소리, 발소리, 건물 내 위치 등)을 신경써야 합니다. 그만큼 더 빨리 지칩니다. 제 체력 문제기도 하겠지만...

그렇다면 이 게임이 까이면 성공한다는 사이트에서 예상했듯 PC방에서 배그를 누를 수 있을까 하면, 그건 또 아닙니다. 한국 PC방에서 게임은 게임 그 자체보단 친구와 놀기 위한 수단에 더 가깝단 걸 생각하면, 배그처럼 루즈할 땐 잡담하며 라면 먹으면서 할 수 있다가도 싸울 땐 확 싸우는 게임이 PC방에서 친구와 하기엔 더 낫습니다. 친구와 내가 전투광들이 아니라면요. 블랙아웃 시스템 특성상 특수기와 퍽 등 가젯들은 많고 가방은 확장해도 10칸이라 아이템 나누기도 조금 애로사항이 있을 수 있고요.

배틀로얄에 콜옵을 잘 버무렸지만 그만큼 콜옵 스타일을 싫어한다면 호불호가 갈릴 블랙아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