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타임 : 47시간
도전과제 : 47/47
한글 패치 필요
오늘의 게임은 요코 타로의 니어 오토마타입니다.
여러 게임을 잡고 있다 보니까 거의 1달 가까이 걸렸는데 오늘 전부 마무리했습니다.
3회차까지 해야 진엔딩을 볼 수 있는 구조라서, 무조건 3회차까지 끝내야 의미가 있는 게임입니다. 다회차라곤 해도 사실 다른 캐릭터로 플레이하기 때문에 완전 똑같은 회차 플레이가 아닙니다. 스포일러 유무가 큰 차이가 있는 게임이니까 아직 안하신 분들은 스포일러를 가급적 피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게임의 플레이는 기본적으로 오픈월드 구성에 메인퀘스트와 서브퀘스트들을 하면서 진행하게 됩니다. 1회차는 2B로, 2회차는 9S, 3회차는 9S/A2를 번갈아 플레이하는 구성입니다. 같은 사건이라도 다른 캐릭터들의 시점에서 보여주고 있고, 3회차부터는 1,2회차 이후의 시간을 다루기 때문에 완전히 생으로 3회차를 하는 느낌은 아닙니다.
이 게임에서 주로 보여주는 액션은 탄막슈팅이 약간씩 결합된 형태인데, 이건 호불호가 갈리겠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탄막이 크게 문제되지는 않았고, 액션이 호쾌해서 좋았습니다. 게임 내에서 시점도 3D에서 2D로 갔다가, 탑뷰로 갔다가 사이드뷰로 갔다가 자주 휙휙 바뀌는 편인데, 시점이 불편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어서 개인적으로 이건 별로였습니다. (아이템 먹을려고 여러번 점프하다가 떨어져서가 절대 아님) 게임 내에서 해킹이라는 시스템도 등장하는데 게임 내에서 독특한 연출들을 이 해킹이라는 형태로 보여주기도 하고, 전투에서도 이용가능한 기술이라 아주 잘 넣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인공들이 안드로이드이기 때문에 기체 파손시에 데미지를 입어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부분들도 독특하게 잘 표현되어 있구요.
그리고 이 게임을 하면서 가장 눈여겨 본 것은 게임 내 캐릭터들의 모션인데, 모션이 정말 자연스럽게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제가 말하는 모션은 액션보단 일반적인 모션들인데, 캐릭터들의 걸음걸이, 달리기, 상자열기, 사다리 올라가기, 의자에 앉아있는 자세 등등 캐릭터들의 모션을 자세히 관찰해보면, 그러니까 주인공 캐릭터인 2B와 9S를 비교했을때를 기준으로 삼고, 관찰해보면 여성스러움이 무엇인지 정말로 잘 표현되어 있다는 겁니다. 인 게임에서 여성스러운 모션을 보는 경우는 상당히 드문... 케이스이기 때문에 상당히 공을 들였다는 느낌이 들었고,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이힐을 신고 걷는는 영상을 한번 찾아보시면 단박에 이해가 되실겁니다. 9S는 팔자걸음으로 걷던데 크흠 -_-
게임의 스토리는 인류와 외계인과의 전쟁이 시작되고, 전쟁에서 밀리기 시작한 인류는 달로 도망가서 안드로이드를 전쟁에 투입하게 되고, 안드로이드와 외계인이 내세운 기계생명체들간의 전쟁 사이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이름에서도 알수 있지만, 전체적인 내용이나 대사들이 존재와 인간에 대한 탐구, 감정 등 철학적인 소재들이 많이 나오고, 이는 서브퀘스트에서도 상당히 많이 반영됩니다. 메인이건 서브퀘스트건간에 스토리를 진행하다보면 거의 다 인간의 본질과 감정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게 됩니다. (질투 사랑 모성애 복수 식탐 추억... 등등)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때로는 선택을 내려야 하는 구간들이 등장하고, 정답이 정해져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되었을때, 플레이어는 고민을 하게 됩니다. 서브퀘스트들 또한 단순히 퀘스트와 보상의 구조로 된 수동적인 느낌이 아니라, 플레이어가 직접 생각하고 결론을 내려야하는 구조로 되어 있는데다가, 이 게임의 큰 주제와도 관련들이 있는 내용이라 스토리에 한층 깊이를 더해주는게 좋았습니다.
게임에서의 편의성은 좀 떨어지는 편인데, 가독성이 떨어지고 열어보기도 불편한 지도라던가, 아이템 사용 단축키의 부재, 자동 저장 부재 등입니다.
그리고 OST 정말 좋습니다. 찾아서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장점 : 스토리, 매력적인 서브퀘스트, 모션, 연출, OST
단점 : 편의성, 시점, 빌런
개인적인 별점은 5개 만점에 4.5개입니다.
- 끝 -
아니고 여기서부터 스포일러 있음
캐릭터들은 대체로 마음에 들었는데, 입체적인 모습들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고, 성우들의 연기도 상당히 좋아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특히나 2B의 죽음으로 인해 9S가 폭주하는 모습이나, 무뚝뚝하던 2B의 감정표현, A2와 포드의 만담 등 다 괜찮았는데, 메인 보스인 아담과 이브는 별로였습니다. 그냥 중2병 걸린 애 둘이 나와서 폼잡는데... 몰입이 다깨져버렸습니다... 이 둘의 서사도 별로 없는 편이고, 왜 그러는지도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관심도 없음)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특히나 흥미로운 설정은 정작 싸워야 할 인류와 외계인은 똑같이 멸망한 상태니, 사실 안드로이드와 기계생명체는 싸울 이유가 사라진 상태에서도 싸우고 있는 셈입니다. 인류를 보호하기 위해서 싸우는 것이 안드로이드이니, 인류가 멸망했다는 것을 감추면서까지 싸워나가고 있는것은 그 존재 의의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함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기계 생명체들 또한 마지막 소녀 보스전에서 네트워크 내의 대립에서 그 모습이 나타나죠... 게다가 이 게임의 첫 대사와 마지막 대사에서도 존재의 의미에 관해 묻는 대사가 나옵니다. 한번 찾아보시길 @_@ 인간이 가지는 감정들과 인간들의 특징에 관해 계속해서 물어보는 것도 인간의 존재의 의미에 관한 요코 타로의 끊임없는 물음일 겁니다.
사실 이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진엔딩인 E엔딩일텐데, 포드가 개입해서 주인공들을 구원하게 되는 엔딩인데, 꿈도 희망도 없는 세계에서 마지막 한줄기 빛같은 엔딩인데... 이 엔딩을 위해서는 탄막슈팅 지옥을 뚫고 나가야 합니다. 이 부분이 난이도가 상당한테 여기에서 죽을때마다 이런 문구가 하나씩 출력됩니다.
여기서 포기하시겠습니까?
당신의 패배를 인정합니까?
모든것이 헛된 일이라고 생각합니까?
게임따위 우습다고 생각합니까?
이 세계에 의미가 없다는 것을 인정합니까?
여기서 포기하면 당연히 메인메뉴로 나가게 되고,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다 보면 다른 플레이어들의 기체에게 도움도 받을 수 있습니다. 도움을 받게 되면 기체가 8기로 늘어나면서 화력이 엄청나게 증가하고 라이프도 많아집니다. 게다가 OST에 갑자기 합창과 화음효과까지! 도움을 받는 순간 클리어가 굉장히 수월해집니다. (애초에 도움을 받으라고 넣어둔것) 어찌되었건 간에 모든것은 플레이어의 포기하지 않는 의지에 달린 것이죠. 이 게임에서 유일하게 희망이 느껴지는, 플레이어의 노고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이 드는 E엔딩입니다.
이 게임의 마지막에는, 처음에 2B가 했던 대사를 포드가 똑같이 말하는데, 끝부분만 다르게 말합니다.
"하지만... 그 윤회 안에서 발버둥치는 것이 살아있다는 의미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