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전투 컨셉의 RTS 게임인 Ashes of the Singurlarity (특이점의 폐허)는 최초로 DX12의 중요 특징 기술인 비동기식 연산(Asynchronous Compute), 멀티 어댑터(Multi Adapter, 복수의 그래픽 카드 활용 기술)등을 지원해 게임 자체 보다는 하드웨어 덕후들 사이에서 차세대 그래픽카드의 성능을 가늠하는 지표로 애용되고 있습니다. 허나 DX12의 첫 게임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논란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Ashes of the Singularity에서 Multi Adapter를 활용해서 라데온 R9 FuryX와 지포스 GTX 980Ti를 동시에 활용하는 사진입니다. 하드웨어 덕후들의 심금을 울린 대통합의 사진이었죠. 그러나 이 사진처럼 그래픽 카드의 평화가 오지는 않았습니다.
(사진 출처 : http://www.anandtech.com/show/9740/directx-12-geforce-plus-radeon-mgpu-preview )

1.  엔비디아의 Oxide에 대한 압력 행사 및 맥스웰 비동기 연산 지원 미비 논란 (2015.08)

 참조 기사 : http://www.overclock3d.net/articles/gpu_displays/oxide_developer_says_nvidia_was_pressuring_them_to_change_their_dx12_benchmark/1

 비동기 연산은 간단히 말하면 병렬 연산입니다. 쉽게 표현하자면 그래픽 카드가 하는 일들의 순서를 미리 분류해서 특정 작업이 끝나고 나서 특정 작업을 해야하는 비효율성을 개선한 것입니다. 요컨대 동시에 다중 작업을 하는 것이지요. 

 당시에는 베타였던 Ashes of the Singularity에서 DX12와 비동기 연산 업데이트가 되었습니다. 그에 대한 벤치마크 결과가 나오자 (통상의 결과와는 다르게 엔비디아 맥스웰 세대가 열세를 보였습니다.) overclock.net에서 DX12 적용 이후 특정 제조사에 편향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나왔습니다. 엔비디아 홍보 팀에서도 MSAA 쪽에 문제가 있었다며 벤치마크의 신뢰도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Oxide의 개발자가 직접 이런 논란에 대해 코멘트를 달았는데, (위의 사진 참조 및, 출처 링크) 놀라운 사실 두가지가 폭로되었습니다. 첫번째는 추신의 메시지인데,

“There is no war of words between us and Nvidia. Nvidia made some incorrect statements, and at this point they will not dispute our position if you ask their PR. That is, they are not disputing anything in our blog. I believe the initial confusion was because Nvidia PR was putting pressure on us to disable certain settings in the benchmark, when we refused, I think they took it a little too personally.”

 

 "우리와 엔비디아 사이에 설전이 오간 것은 아닙니다. 엔비디아가 약간 부정확한 성명을 냈습니다. 지금으로선 엔비디아 홍보 쪽에서도 우리의 입장에 반박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 말은 우리 블로그에 엔비디아가 반박할 것은 없다는 것입니다. 분명 처음으로 이 혼란이 야기된 까닭은 엔비디아 홍보 쪽에서 우리에게 벤치마크에서 특정한 설정을 비활성화하라는 압력을 넣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이를 거절하자 약간 감정적으로 이를 받아들인 것 같습니다.

 

 여기서 Oxide의 주장이긴 하지만, AMD가 아닌 엔비디아가 되려 벤치마크에서 옵션을 비활성화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입니다. 최대한 좋게 봐주더라도 엔비디아는 우리 쪽에서 최적화가 힘드니 너희가 그냥 옵션을 없애달라고 한 셈이지요. 

 이 문제 자체는 사실 그냥 Ashes of the Singularity 하나에만 국한될 수도 있는 문제이지만, 본문중에 드러난 두번째 문제가  더 컸습니다.

 “Personally, I think one could just as easily make the claim that we were biased toward Nvidia as the only ‘vendor’ specific code is for Nvidia where we had to shutdown async compute. By vendor specific, I mean a case where we look at the Vendor ID and make changes to our rendering path. Curiously, their driver reported this feature was functional but attempting to use it was an unmitigated disaster in terms of performance and conformance so we shut it down on their hardware. As far as I know, Maxwell doesn’t really have Async Compute so I don’t know why their driver was trying to expose that. The only other thing that is different between them is that Nvidia does fall into Tier 2 class binding hardware instead of Tier 3 like AMD which requires a little bit more CPU overhead in D3D12, but I don’t think it ended up being very significant. This isn’t a vendor specific path, as it’s responding to capabilities the driver reports.”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엔비디아쪽에 우리가 편향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엔비디아를 위해서 '제조사' 특정 코드로 비동기 연산을 비활성화 해주었으니까요. 제조사 특정이라는 것은 벤더 ID를 통해 렌더링 방식을 바꾸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흥미롭게도 엔비디아의 드라이버에서는 비동기 연산이 된다고 나오지만, 이걸 사용하려고 하면 성능과 적합성에 대재앙이 일어나기에 비활성화해버렸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맥스웰은 진정으로 비동기 연산을 지원하는 게 아닙니다. 되려 드라이버에서 왜 안되는 걸 드러내고 있는지 모르겠군요. 유일한 차이점은 엔비디아의 그래픽 카드는 AMD처럼 티어 3(*다이렉트X 12에선 리소스 바인딩의 제한 정도에 따라 아키텍처를 3단계로 분류합니다. 티어 1이 가장 심하고, 티어 3는 없습니다.)가 아닌 티어 2에 들어있다는 것입니다. 티어 2에서는 CPU 오버헤드(*간접적으로 요구되는 추가적인 리소스)가 더 필요하지요. 허나 이게 중요한 건 아닌 거 같습니다. 이건 드라이버에서 되냐 안되냐라고 이야기하는 직접적인 방식은 아니니까요."

 간단히 요약하면, 비동기 연산이 된다고 했는데 실제로 구동해 보면 안된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결국 드라이버 차원에서 비동기 연산 자체를 막아버렸다고 하니 맥스웰은 비동기 연산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분명 비동기 연산 자체는 필수적인 것은 아닙니다. 아직까지는 DX12 자체에 대해서 회의적인 시각도 있고, 비동기 연산을 활용한 게임중에 눈에 띄는 대작도 없으니까요. 하지만 이를 활용하는 게임에서 구입할 당시와는 다르게 손해를 본다는 것은 엔비디아 맥스웰 유저들에게 결코 좋지 않은 소식입니다. 또 이것이 드러난 과정이 썩 깔끔하지도 않았다 점도 문제입니다.

2. GTX 1080 vs RX 480 CF 그래픽 품질 논란 (2016.06)

참조 기사 : http://wccftech.com/article/rx-480-gtx-1080-ashes-singularity-details/

 AMD 컴퓨텍스 RX 480 발표 중에 480의 CF 가성비에 대해서 코두리 아재가 자랑하던 도중에 1080과 Ashes of the Singularity QHD Crazy 세팅 퍼포먼스를 벤치마크로 비교한 영상이 나왔습니다. (참조 링크) 그런데 레딧의 유저가 이 두 그래픽카드가 렌더링 하는 그래픽이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결국 어느 쪽이든 편향된 벤치마크가 아니냐는 논란이 된 것입니다.

 AMD의 기술 마케팅 담당자 로버트 할록은 레딧에서 이에 대한 해명을 했습니다.

 

 

"Ashes of the Singularity는 시작할 때 랜덤화 된 시드를 가지고 벤치마크를 진행합니다. 벤치마크는 매번 구동할 때마다 다르게 보이지요. 하지만 많은 분들이 눈치 채셨듯이 이것만으로는 저 그래픽의 차이를 설명하지는 못합니다.
현재 GTX1080은 눈이 상당량 있는 환경에서 지형 셰이더를 올바르게 처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GTX 1080은 셰이더가 올바르게 동작할 때보다 더 적은 작업을 처리하고 있는 것입니다. 빛나는 돌에 비하면 눈은 좀 더 단조로운 색상이므로 더 적게 렌더링 된 것 같은 착각이 들게 하지만, 이것은 이 타이틀에서는 잘못된 지형 셰이더 렌더링입니다.
RX480 (비교했을 때 눈이 더 많은 쪽, 그러니까 이 이미지의 왼쪽)이 렌더링 하고 있는 것이 지형 셰이더의 올바른 표현입니다.
그러므로 GTX 1080은 수 퍼센트의 퍼포먼스 이득을 보았음에도 RX 480 CF는 이보다 더 나은 성능을 보였습니다.
첨언하자면 저는 이 벤치마크가 보여질 때 까지 10회 이상의 벤치마크를 했으며, 성능이 모두 오차범위 안에 들어 있다고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1440p 에서도 마찬가지로 +-1%의 델타값을 보입니다."

 

 옥사이드의 개발자 돈 베이커에 의하면

"눈은 셰이더 마스킹 시스템에 의해 조절되니까, 셰이더에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이는 성능 측정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지는 않고, 단지 수정이 필요한 소소한 셰이더 버그다."

라고 합니다.

 실제로도 유튜브의 GTX 1080 유저 벤치마크를 보면 이런 버그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결국 엔비디아든 AMD든 의도적으로 벤치마크를 속인 쪽은 없었다는 결론으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음모론적인 생각일지 모르지만 AMD가 일부러 논란이 될만한 벤치마크를 택했다는 생각도 지울 수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논란들을 지켜보면서 양사의 잘잘못을 따지려 들기 보다는 "드러나서 다행이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잘못한 건 잘못한 건데, 이제는 쉽게 넘어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보면서 약간 안도하기도 했죠. 어쨌든 논란의 중심에서 나름대로 대응을 잘 하고 있는 Ashes of the Singularity의 개발사 Oxide도 칭찬해 줄만 합니다. 다만 게임을 갖고 있습니다만 제 현재 사양으로 못돌리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