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셋이서 찰리서버에서 같이 마을만들자길래 2만 몇천명이 대기중이라는 걸 오기로 기다려서(밥먹고 씻고 컴퓨터로 인터넷 좀 하다보니 접속되더라고요) 해봤습니다.
일단 넥슨게임이니 단점부터 말하자면 오픈월드 대비 최적화가 정말 똥입니다. 불안정섬(이틀마다 소멸 재생성되는 일종의 사냥터)마다 있는 엄청난 바구니랑 임시천막에 아이폰 6도 종종 튕기고, 나무 돌 줄기같은 필수자원은 진작에 다 쓸려나가서 항구지점에서 수십미터는 가야 볼랑말랑하고, 저는 운좋게 사유지 네칸 만들긴 했는데 다른 사람들이랑 사유지 맞닿은 부분이 꽤 많아서 한국 아파트촌을 그대로 옮겨놓은 기분입니다. 거기다 나중에 렙업 더 하면 또 사유지 옮겨야 됩니다.
이 게임의 최종 목적은 자신만의 마을을 만드는 겁니다. 사유지를 얻어서 늘리고, 퀘스트나 도전과제 등등을 수행해 티스톤이라는 인게임 화폐를 얻어(퀘스트나 일퀘, 업적 등등만 잘 따도 넘치도록 줍니다) 사유지 확장 및 클랜 생성 등으로 지속적으로 확장시켜나가는 전형적인 한국 부동산 RPG 게임입니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다고요?
하지만 이 게임이 리니지꼴 날 일은 영토 독점 제외하면 웬만하면 없어보이네요. 자동으로 할 수 있는 게 극히 제한적입니다. 수시로 뭔가 만져줘야되고, 전투도 공격은 자동이라 만만한놈 잡아 켜놓고 잠시 일봐도 되지만 최대한 효율적 전투를 위해선 스킬도 써줘야합니다. 심지어 상대 공룡의 공격타이밍을 보고 카운터치고 회피같은것도 가능해 전투가 생각보단 재밌습니다.
전반적으로 자동플레이의 영향력이 매우 적습니다. 소녀전선이 무과금 플레이 수월과 자동 시스템이 적은 걸로 인기를 얻었는데 자동 시스템의 영향력 적음과 무과금 플레이 가능성으론 듀랑고도 소녀전선과 비슷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전 크래프팅류 게임을 좋아해 재밌게 한 부분이지만, 도구마다 내구도가 있고 작은 소품 하나까지 일일이 만들어야 하는 걸 싫어하는 분들이 정말 많더라고요. 고급 재료를 구해야 할 때 인게임 장터를 꽤 잘 쓰고 있습니다. 전 솔플중이지만 채팅창을 보니 자리잡은 유저들이 아직 극초기라 뭐 물어보는 신입(이래봐야 고작 며칠 늦게 시작한 사람이지만...)들 도와주고 옷이나 무기 겸 도구, 극초반 농사용 아이템인 옥수수종자도 막 나눠주고 그러고 있네요. 물론 전 어찌 혼자 옥수수종자 구해 농사짓는 족족 다 말아먹고 있는 중이지만...
다만 사유지 보유가 꽤나 중요한 게임이고, 지금처럼 일정한 목표가 없이 제작과 확장이 다인 게임이라면 저처럼 제작 좋아하는 변태유저가 아닌 이상 금세 유저가 떨어져나가 그들만의 게임이 될 확률이 높아보입니다.
하우 투 서바이브나 스타듀밸리가 더 낫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폰만 있으면 버스에서도 가능하단 엄청난 접근성의 이점과, 모바일게임 치곤 생각보다 할만합니다. 소소하게 할거면 과금은 거의 필요없고 수집이나 가챠같은 요소가 그렇게 와닿지는 않아서 하나하나 제작해나가는 재미는 있어요. 다만 모바일게임 치곤 너무 만져줘야 할 게 많아서 게임 자체의 진입장벽 문제와 서버문제가 해결될 즈음 유입되시는 분들은 사유지가 없어 떨어져나갈 조짐이 보이긴 합니다. 배그가 핵 문제 해결못하면서 몰락이 시작되고 있듯이 듀랑고도 이 문제 해결 못하면 몰락할 것 같고요.
친구들은 다 10렙 초반이라 아마 제가 부족 생성을 해야할 것 같은데, 앞으로 어찌 흘러가련지는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