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한 해 동안 총 20편의 영화, 1편의 드라마, 3편의 예능을 완주했습니다.

한 번에 정리해보려니 적지 않은 양이라 간단하게나마 즐겨본 소감을 남겨보려합니다.

 

많은 분들처럼 저 역시 스포에 예민해서 최대한 피해보겠지만,

아주 조금이라도 정보와 접촉하는 것에 민감하시다면 뒤로 가시면 되겠습니다.

 

+ (글을 다쓰고) 짧게 쓴건데 20편이 되다보니 꽤 기네요...

장문 주의와 함께, 너무 길어서 드라마와 예능은 리뷰를 지웠습니다.

비밀의 숲과 크라임씬 1,2,3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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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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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

- 순서상 3.5편에 해당하는 위치에 있어 기존 스토리에 스며드는 데에 시간을 들인 점이 아쉽지만,

전쟁영화 같은 구성과 스타워즈 팬이 아니어도 접하기 쉬운 이야기가 강점이었습니다.

하이라이트인 '마지막 3분'에는 저도 모르게 탄식을 내뱉고 말았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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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은.

- 영화 내내 흘러나온 일본풍 락음악은 여전히 어색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림의 디테일은 진심으로 황홀했지만 '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좀 봐달라'는 투가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전달하고픈 애틋한 감정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할 법한, 절대 잊고 싶지 않은 추억 속 인연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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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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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아이덴티티

- 깜짝 놀래켜기 보다 연출과 연기로 조여드는 공포를 보여주고 싶었던 영화.

마음에 들었던 점은 현재의 공간과 과거의 회상을 교차편집해서 잊었던 감정을 끌어올리는 과정.

마음에 들지 않았던 점은 투박하게 마무리 지은 다중인격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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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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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건

- 트레일러에서 보여준 것 이상으로 삭막했던 울버린 시리즈.

노쇠하고 비참한 액션의 로건과 뉴 페이스 X-23은 저절로 더 라스트 오브 어스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느와르 혹은 서부영화와 같은 이 작품으로 마블은 점점 완벽한 상업영화의 정점에 오르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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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4월엔 영화를 본 게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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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 2

- 1편 만큼 신나지만 1편 이상은 아니라고 생각한 영화. 여전히 여유와 배짱 두둑한 등장인물들은

매력적이었고, 덕분에 디즈니식 가족 코드마저 단점으로 보이지 않았던 영화.

무엇보다 '그 캐릭터'의 설명할 수 없는 카리스마가 대폭발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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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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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라

- 2017년 관람한 영화 중 최악. '톰 크루즈의 액션 영화는 실망시키지 않는다'는 개인적인 견해에 완벽히

난도질을 가했던 작품. 얼마나 개연성이 부족한지 이야기도, 캐릭터 설정도, 로맨스까지 이유가 없어보였습니다. 적어도 미이라 카드를 꺼냈으면 배경은 이집트였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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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 우먼

- 앞으로 DC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작품. 구태의연한 설정을 모두 덜어내고 오락에 충실한 작품.

CG 범벅과 빈약한 빌런이 아쉽지만, 이건 DC가 해결하지 못할 문제라서 문제로 삼지 않았습니다.

예상치 못하게도 크리스 파인의 조연이 영화를 더욱 빛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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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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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홈커밍

- 마블의 흥행공식에서 조금도 오차없이 자로 그어가면 만든 영화. 일단 아이언맨을 꺼냅니다.

이 작품의 의의는 성장드라마와 히어로물의 적절한 버무림. 무엇보다 벌써 3번째로 이야기를 다시 꺼내는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누구나 다 아는 초반 설정을 과감하게 덜어낸 점에 기립박수를 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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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케르크

- 서사보다는 풍경으로 이야기 한 영화. 인물들의 시선으로 그 풍경을 재단하는 방법이 예술입니다.

결국 이야기를 인물의 눈으로 흘려보내면서 절박한 전쟁의 철수작전을 세련되게 그려냈습니다.

관람이라기 보다 마치 목격하고 있는 심정으로 즐겼던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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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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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성탈출: 종의 전쟁

- 온갖 히어로물과 오락영화의 홍수 속에서 최고의 리더가 누구인지 보여주는 영화.

작위적으로 연출됐다고 느껴지긴 하지만 시저의 매력은 극에 달했습니다.

그리고 그 꼭대기에서 결을 맺는 시리즈를 장식했습니다. 인간과 인간다운 존재 간의 고뇌는 여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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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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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드라이버

- 2017년 저의 베스트 영화. '좀만 더 보여주지' 싶은 아쉬운 카체이싱 씬 분량과 함께

중후반부 갑자기 공중분해 되는 스토리의 개연성이 굉장히 혼란스러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드한 감성의 옛 감성을 잘 끄집어냈고 리듬액션 처럼 박자에 맞춘 액션은

올해 본 영화 중에서 최고의 쾌감이었습니다. 흠잡을 곳 없는 음악선곡은 두 말 할 것 없는 1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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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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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 배경만 조선일 뿐, 이야기를 그대로 복장과 인물을 외국으로 바꿔놓으면 한국영화라고 느껴지기 힘들만큼

독특한 방식의 사극영화. 누구 하나 틀린 이야기를 하지 않아 더욱 긴장되는 충언 배틀과

갑갑하게 짝이 없는 남한산성 전투를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달해준 능력은 나날이 발전하는 국내 영화의

성적표 같아 굉장히 뿌듯했습니다. 유래없이 패배의 역사를 담은 영화는 굉장히 담담하게 그것을 그려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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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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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티스 리그

- 원더 우먼 때 잘했잖아 친구들아. 캐릭터가 생명인 히어로물에 등장인물의 특징은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고,

그 무력함의 절정에 배트맨이 서있다니. 수퍼맨을 예토전생하는 데에 이렇게 팀을 모았나 자괴감도 들고

그 결정을 하는데에 3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니. 어쩌면 제가 DC의 혜안을 따라가기엔 눈이 조금 부족한가 봅니다. 그런 저는 이 이야기의 목적조차 찾지 못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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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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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

- 조잡한 감정선, 이해할 수 없는 개연성, 낭비된 캐릭터.

모두의 '실패'를 주제삼은 건 좋습니다. 하지만 구세대를 정리하겠다는 시리즈의 태도변화는 너무 과감하게

시도되었습니다. 메시지를 담기도 벅찬 2시간에 잔가지는 늘리고 큰 줄기는 쳐내버린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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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쇼맨

- 뮤지컬 영화를 선택하는 이유의 정답을 담은 영화. 허술한 스토리와 지나치게 빠른 템포의 장면전환은

누군가에게는 단점, 제게는 뮤지컬적인 무대 허용으로 넘겼습니다. 서커스에 대한 판타지가

스크린에 음악으로 장식되는 멋진 연말의 마무리 영화. 실존인물과 쇼의 실체가 문제시 되는 점이

불편한 건 사실이지만, 그 사실을 알기 전까지 영화의 여운에 푹 빠질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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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스트리밍 감상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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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볼

- 잘생기고 연기도 잘하는 브래드 피트에게 질투를 느꼈던 작품. 작품을 고르는 눈까지 좋다니.

원칙을 집어던지고 자신의 길을 걸으며 구단을 성공궤도에 올려놓는 이 실화는 전설같이 보여지고,

이렇게 흔한 이야기를 감성적으로 접근한 연출이 매력적인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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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다크 서티

- '타겟'을 잡기 위한 10여 년의 노력과 투자가 보는 사람이 질릴 지경입니다. 그리고 그 타겟을 잡고 수거하는 과정까지 든 두어 발의 총성이 허무하게 보입니다. 실제란 그런 것이라고 낱낱이 알려준 작품.

정면으로 고정된 배우의 시선을 바꾼 작전의 종착지는 묵묵하게 쌓아올린 돌탑이 다 지어진 것처럼,

완성된 후에는 그저 완성된 것임을 보여줬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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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 크롤러

- 강력한 의지와 삐뚫어진 신념이 만나면 얼마나 무서운지 그 결과를 잘 보여주는 영화.

드라마인 동시에 호러물의 공포가 느껴진 긴장감이 일품입니다. 범죄현장을 찍기 위해 내달리던 차가

어느새 범죄를 만들기 위한 죽음의 질주로 바뀌며, 우리 사회의 잔인성을 가감없이 비춰내는 작품.

제이크 질렌할이 이렇게 멋진 배우인지 알게 된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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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 천둥의 신

- 토르: 라그나로크를 앞두고 놓쳤던 마블작품 찾아보기. 괜히 찾아봤다.

토르시리즈가 유독 인기없는 이유를 발견한 작품. 동시에 로키의 매력만큼은 인상적인 영화.

더 할 말이 없을만큼 히어로물의 뻔한 공식도 쫒지 못한 초라했던 비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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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 다크월드

- 마찬가지로 라그나로크를 앞두고 이어 본 전작. 괜히 봤다. 괜히 봤어.

1편보다 나아진게 하나도 없었던 작품. 쓸데없이 마블식 개그는 늘어놓고 덕분에 적재적소에서

터져야 할 매력이 보이지 않은 연출이 줄기차게 거슬립니다. 특히 긴장감이 고조되어야할 후반부의

쓸쓸함은 결국 라그나로크를 보지 않게 되는 방향으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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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읽지 않고 스크롤 내려주시고 여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들 새해에 복많이 받으시고 좋은 영화 많이 보시길 바랍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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