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na 7to8 - Good Morning
시간은 거슬러 수 개월전. 저와 다른 친구 한 명은 좀 더 재미나고 색다른 게임
경험을 쌓고 싶었는지 몰라도 여러 협동 게임들을 찾아나가고 여러 평을 뒤져보며
구매 여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여러 토의 끝에
Rampage Knights, Lost Castle 등의 각종 협동 게임을 구매하여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죠.
그러다 어느날은 친구와 제가 같이 가지고 있었던 게임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알게모르게 둘 다 보유중인 게임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됩니다. 바로 Don't Starve Together 였습니다.
서로 이야기를 통해 저는 13년 쯤 스팀비비에 올라오는 평을 듣고 Together가 아닌 본편을
구매한 것을, 친구는 14년쯤 Together를 다른 친구와 즐기고 싶어서 샀다는걸 서로 기억해냈는데......
저는 다른 게임에 관심이 쏠려 묵혀뒀었고, 친구는 그 다른 친구에게 선물해줬는데 반응이
별로 좋지 않아서 자신도 흥이 깨져 봉인해뒀다는 것 또한 알 수 있었습니다.
딱 그때 촉이 왔습니다.
'하자. 지금부터 하면 되겠네!'
그렇게 시작된 게임은 연초부터 이어져 오늘날까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수차례 분대해체를 통해, 경험을 쌓아가며 생존시간을 10일... 100일...
늘려나갔고 결국 수백일을 넘어 드디어 1000일에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드디어 도달한 꿈 같은 숫자 1000일. 하지만 기뻐하는것도 잠시.
저흰 새로운 문제를 직면하게 되었고 예상치 못한 적들과 만나게 됩니다.
10일 때쯤엔 개 따위를 사냥
100일 때쯤엔 보스들을 토벌
그리고 시간은 흘러 1000일에 도달할때 쯤...
그제서야 저흰 새로운 적이 나타났음을 깨닫게 됩니다.
수많은 적대 환경, 재앙, 그리고 보스들을 뛰어넘어 그렇게 쌓아온 1000일.
시간이 지날 수록 풍족해져가는 자원과 노련해져만 가는 친구들 덕에 여러 어려움들을
더 쉽게 풀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단 한 가지. 그 보이지 않는 적은 저희를
더 자주, 강도높게 괴롭혔고, 저흰 그 실체를 알 수 없었기에 오랜 시간 당해야만 했죠.
그 적은 바로 랙이었습니다.
어느새부터인가 랙의 점점 심해져갔고, 발생 빈도수도 높아져 800일쯤 가선
제발 보스전이나 몹들이 떼로 몰려올 때 랙 걸리지 말라고 빌면서 다녀야 할 지경이었습니다.
랙이 걸리면 조작에 딜레이와 씹힘이 발생해 영화 '점퍼' 처럼 이리 튀고 저리 튀면서
조작 불가 상태로 놓이게 되고 무방비한 상태로 노출되어 죽음에 이르기 아주 쉬운 상태가
되었기에 매우 치명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친구들과 저는 점점 심해지는 랙에 도대체 원인이 무엇일까 여러 고민을 해야했고
추측만을 근거로한 판단 때문에 여러 시행착오를 겪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해결되지 않았죠.
그러다 문득, 저흰 뭔가 게임 초기때와 달라진 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는데, 다름이 아니라
집 주변 환경이었습니다. 점점 늘어나는 작물들과 소지품, 가구들, 가축들이 랙을 유발하는게 아닐까
의심을 하게 되었죠. 이후, 원인을 찾기 위해 그런 의심을 따라가면서 집 주변 물품들을 유심히 지켜보았고,
1000일 쯤 되서야 실체가 무엇인지 밝혀낼 수 있었습니다. 그 실체는
쨘, 두더지.
두더지였습니다. 저와 친구가 집에 있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 집 주변에 물품들이
점점 쌓이는걸 볼 수 있었는데, 어느새인가 두더지들도 대거 늘어난걸 볼 수 있었죠.
두더지의 경우 지하에선 수시로 발생되는 지진에 의해 무작위로 천장에서 떨어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그 개체수가 늘어나 저희 통신상태에도 영향을 줄 만큼
수많은 땅꿀이 파여져 있고, 두더지가 활동하는걸 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네트워크 지식이나 기술은 잘 몰라 이게 맞나 싶긴 했지만, 일단 없애보고
나중에 살펴보자는 식으로 처리를 했는데, 랙이 거짓말 처럼 사라지더군요.
그걸 보고 친구들과 저는 허탈함에 의욕을 상실하게 되었죠. ㅋ;
10일때 몰려오는 개들을 사냥하고
100일때 좀 더 큰 몹, 보스들을 사냥하며 어려움을 이겨나갔는데
1000일때 두더지 따위를 잡고 있는 상황에 놓이게 되니
어이상실에 빠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ㅋ
결국 현재는 일명 경계철선 (반짝이는 금 ㅋ) 이라는걸 깔아둬서 두더지를 추척하고
그 소굴을 소탕하는 방식으로 처치하고 있습니다. 두더지의 경우 돌 같은 물건을 가져가려는
습성이 있어 돌을 땅바닥에 내려두면 그걸 집까지 가져가는걸 추척할 수 있었죠.
여튼 뭐, 그리하여 또 다시 어려움을 넘어섰고 현재는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연초에 시작했던걸 올해 말까지 이어나갈줄은 몰랐는데 끝나간다 생각하니 좀 아쉽기도 하고,
한편으론 이렇게 해볼 수 있어서 참 즐거웠네요. 다들 별 다른 생각없이 3~4년전에 구매한 게임을
지금와서 이런식으로 해볼 줄은 몰랐는데 말이죠. 의외의 기회로 의외의 재미를 얻고
의외의 적과 만나 싸워 게임을 진행했기 때문에 아마 잊지 못할 경험이 될것 같습니다. ㅋㅋ
현재 굶지마 투게더도 세일 중에 있는데, 구매하면 1+1 인듯 보이니
한 번 친구들과 같이 즐겨보시길 바랍니다. 초반엔 좀 어렵지만
환경과 싸워나가는 재미가 상당하여 그 속에서 잊지 힘든 경험들을
쌓아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하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즐겜하시길 X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