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둘째가 태어났습니다.
최근 한달 동안 컴퓨터를 켜서 뭔가 한 시간은 다 합쳐도 한 시간이 안됩니다.
아기가 먹는 동안은 양손을 다 쓸 수가 없고, 그 후로 트름한 후에 눕고 나서야 손이 자유로워집니다.
하지만 겨우 재워서 눕혀 놓아도 십분만에 뭔가 그렇게 불만이 많은지 곧 빼엑 거립니다.
트름후에 기분좋게 누워 있어도 워낙 토하는 경우가 많아서 계속해서 챙겨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게임은 커녕 컴퓨터 앞에 앉아서 뭔가 한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합니다.
아이가 1명일 때는 그래도 재워놓고 1~2시간 정도의 자유시간을 가지면서 불타는 게임 라이프를 즐겼는데,
두명이 된 순간 제 모든 시간이 사라져버렸습니다.
신세계를 맛보고 있습니다.
2.
그래도 아기가 잠들면 10분~30분 정도 여유가 생길 때가 있습니다.
둘째가 태어나기 전에 PS4 를 판매하고, 3DS 를 구입했는데 이 선택이 매우 탁월했습니다.
3DS는 게임 하다가 본체를 접으면 바로 슬립 모드입니다.
게임으로 진입하기도 쉽고, 중단하기도 좋고, 아기 옆에 누워서 하기도 좋습니다.
게다가 게임도 무척 재미있습니다.
최근 2년간 가장 재미있게 즐겼던 게임을 뽑아보면 <드래곤 에이지 오리진>과 <호라이즌 제로 던> 이 있는데요,
클리어까지 각각 51시간, 40시간이 걸렸었는데 저에게는 꽤 긴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3DS 로 즐긴 <페르소나 Q> 는 순식간에 84 시간이 지나갔네요.
완료하는 순간까지 조금도 지루함을 느끼지 못했으니 완전히 제 취향의 게임이었습니다.
페르소나Q 로 시리즈에 관심이 생겨서 <페르소나 5> 동영상을 찾아봤는데, 감탄해서 PS4 팔아버린게 살짝 후회되기까지 했습니다-_-
새로 시작한 <파이어 엠블렘 If> 는 제가 가장 사랑하는 쟝르인 S.RPG 입니다.
이것도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3DS 에는 제 취향 저격의 게임이 상당히 많아서 즐겁습니다.
3DS 로 신세계를 맛보고 있습니다.
3.
3DS 에는 한 가지 단점이 있습니다.
<더 위쳐 3> <라이즈 오브 툼레이더> <XCOM 에너미 위딘> 이 안돌아갑니다.
3DS 에 물론 좋은 게임들이 많지만 매번 사기는 좀 비싼 것도 있고...
스팀에 쌓여있는 게임들이 아쉬울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에 놀라운 기능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nvidia experience 의 실드 기능과 안드로이드 문라이트 앱이 합쳐지니...
휴대폰이 초고성능 휴대용 게임기가 됐습니다.
생각해보면 개념은 간단하고 이미 알고는 있었던 부분인데 "필요성" 을 몰랐습니다.
애초에 휴대폰으로 게임을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에 핸드폰을 이용해서 뭔가 한다는걸 생각도 못했습니다.
더구나 여태까지는 해상도를 손해보더라도 "화면 크기" 가 큰 쪽을 선호했습니다.
프로젝터로 120인치 화면으로 게임하면 그것도 꽤 신세계거든요.
<툼레이더 리부트> 경우에는 그렇게 프로젝터로 게임을 해서 정말 영화 보는 기분을 느꼈었죠.
어쨌든 이제는 작은 화면, 아기 옆에 누워서 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해졌는데...
엑박원 패드 + 핸드폰 거치 클립 + 휴대폰이면, 완벽한 PC 게임 스트리밍이 가능합니다.
부가적인 장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저는 멀미가 정말 심한 편인데, 아무래도 작은 화면이고 주로 '누워서' 하다보니 멀미가 좀 덜합니다.
그리고, 비교적 그래픽이 좀 떨어지는 게임도 꽤 '그럴듯' 해 보입니다.
이것도 은근히 큰 장점입니다.
그런 이유로 이스 6, 이스 7, 이스 페르가나의 맹세 모두 찜 리스트에 올라갔습니다.
Hollow Knight 나 데드셀 같은 게임도 모니터로 할 때 보다 좀 더 그럴듯해보이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단, 마우스를 사용해야 하거나 글자를 많이 봐야 하는 게임 (문명이라던가...) 은 플레이 하기 좀 어렵습니다.
물론, 이 모든건 저 처럼 특별한 상황에서만 의미가 있겠죠.
사실 보통은 2K ~ 4K 모니터에서 의자에 앉아서 플레이 하는게 가장 즐겁게 할 수 있긴 하니까요.
다만 아예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가능해져서...
정말 엄청난 신세계를 맛보고 있습니다.
누워서 즐기는 <라이즈 오브 툼레이더> 는 환상적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