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관련 스포일러 없습니다.
친구에게 일을 하나 연결해주고 보답으로 PS4 힛츠 번들을 선물 받았습니다.
PS2, Xbox 이후로 오랜만에 가지게 되는 콘솔 게임기라서 어렸을 때 처럼 설레였네요;
PS4 는 몇 가지 독점작들이 끌려서 오래전부터 가지고 싶었지만, 이번 생에는 가질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동영상으로 <라스트 오브 어스> 와 <언차티드 4> 를 처음부터 끝까지 봤는데~
하아... 이제와서 엄청나게 후회가 되는군요-_-;
스토리 다 알고 있지만 그냥 다시 할 생각입니다.
전 <식스 센스> 도 스포일러 당했지만 재미있게 봤거든요. 괜찮습니다. 괜찮아요...
원래 PS4 는 너티독의 <언차티드> 시리즈와 <라스트 오브 어스> 때문에 끌렸었는데, 이미 영상을 보기도 했고 선물 받은 Hit Bundle 에 <호라이즌 제로 던> 이 포함되어 있어서 이 게임으로 PS4 를 시작했습니다.
<호라이즌 제로 던>은 정말 놀랍습니다.
제가 알던 게릴라 게임즈가 아닌데요. 갑자기 게임을 이렇게 잘 만들 수도 있나요?
아름다운 배경과 뛰어난 모델링의 그래픽은 말할 필요도 없고, 스토리와 연출과 전투의 액션성, 그리고 성우와 BGM 까지 모든면에서 완성도가 놀랍습니다. 특히, 각종 퀘스트들의 연출은 영화 같습니다.
UI의 편의성도 훌륭합니다. 퀘스트도 메인과 서브 외에 가마솥, 튜토리얼 (무기 얻을 때 마다 추가됨), 톨넥, 사냥터 시험 등으로 나눠 놓아서 진행을 관리하기도 대단히 좋고, 무기 선택 인터페이스에서 바로 재료를 이용해서 탄환(화살 등)을 만들 수 있는것도 정말 편합니다. UI 만큼은 CD PROJEKT RED 에서 참고해서 차기작을 만들었으면 좋겠단 생각도 듭니다.
오픈월드 게임들에서의 재료나 수집 요소의 활용에 대한 아쉬움은 그냥 '모으기 위해 모은다'라는 부분이었는데 <호라이즌 제로 던> 에서는 그 수집 요소들을 매우 가치있게 만들어 놨습니다. 재료 아이템들의 활용이 잘 되어 있다보니 파밍할 때 '내가 뭐하러 이걸 줍고 있지?' 같은 생각이 전혀 들지않습니다.
게임에 등장하는 탈것, 무기, 코일(무기 옵션 슬롯), 빠른 이동 등 각각의 요소는 다른 게임에도 다 있는 부분인데, 다른 게임의 장점들을 잘 가져와서 결합하고 밸런스 조절을 잘 했다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서브 퀘스트의 퀄러티가 메인 만큼이나 좋고, 재미도 있다보니까 자연스럽게 다 하게 되네요. 무기를 얻을 때 마다 나오는 튜토리얼도 재미있을 뿐 아니라 보상도 괜찮은 편이며, 자연스럽게 기술에 익숙해지고 자원도 모여서 좋습니다. 특별 퀘스트인 가마솥의 경우에는 정말 최신 SF 영화의 장면이라고 봐도 될 수준으로 연출이 탁월합니다.
<호라이즌 제로 던> 의 다른 장점들을 극대화 시켜주는 것은 바로 전투입니다.
활과 슬링(폭발물), 로프(구속용), 함정 등은 다른 게임에서도 다 나오는 것들입니다. 그런데 보통 활용도가 매우 떨어지거나 특정 상황에서 특정 무기를 쓰는 정도에서 그치는 경우가 많죠. 이 게임에서는 무기를 섞어 쓰는게 거의 필수입니다. 활 종류만도 3종류이고, 각각의 무기들은 속성이 생기며, 코일까지 장착하면서 정말 다채로운 전투 경험을 즐길 수 있습니다.
적은 크게 기계형 몬스터, 동물형, 인간형이 있는데 기계형 몬스터는 종류도 많고 (26종) 각각의 모습이나 공격 스타일, 약점등이 다르기 때문에 사냥이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이 몬스터들은 개체마다 링크가 걸려 있어서 하나를 공격하면 나머지까지 우르르 달려들기 때문에 강력한 몬스터를 잡을 때는 상당히 긴장됩니다.
맵에 뛰어 다니는 동물들도 있는데 (맷돼지, 토끼, 여우, 너구리 등) 이 동물들이 꽤 중요한 재료가 되기 때문에 눈에 동물이 들어오면 딴 퀘스트 다 제쳐두고 동물 따라다니는 상황도 생깁니다.-_-
<호라이즌 제로 던> 의 리뷰를 보면 많이들 언급하는 얘기가 "짬뽕 게임" 이라는 것인데요. 다른 게임들의 특징, 장점들을 가져다가 섞어 놓았다는 것이죠. 그런데, 그냥 섞은 수준이 아니라 너무나 잘 조합해서 서로의 시너지가 장난이 아닙니다.
플레이 타임은 평균(https://howlongtobeat.com 기준) 20시간으로 나와 있지만, 엔딩 본 분들 후기를 보면 상당수가 30~50시간 정도는 플레이 하시는 것 같습니다. 저는 모든 게임을 러쉬 형태로 클리어 하는 편인데 이 게임은 중반 정도까지 진행했는데 16시간이 지났으니 저도 30 시간 이상 걸릴 것 같네요.
후기 중에 '큰 단점이 이 게임하고 나서 딴 게임이 성에 안찬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저도 그렇습니다;
ToDo 에 올려놨던 오픈월드 액션 게임들을 모조리 지워버렸어요.-_-
정말 추천입니다.
오픈월드 액션 + 포스트아포칼립스 세계관 + 툼레이더/파크라이 취향이신 분이라면 아주 만족하실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