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타이탄 하면 당연히 지포스 끝판왕이 떠오르지만, 무엄하게도(?) 이 이름을 딴 키보드를 국내 모 회사에서 발매했었습니다. 타이탄 마크 시리즈죠. 체리 유사 오테뮤(Outemu) 스위치, 비키 스타일(Frameless), SMD LED 사양(RGB 포함), 알루미늄 보강판, ABS 이중사출(Double-shot molding) 키캡 등으로 유행하는 스타일은 다 담은 대륙제 OEM 키보드죠.
LED 눈뽕맛을 제외하고서는 사실 별다른 것 없는 대륙제 키보드입니다.
다만 매우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는데, 바로 체리 스위치 계열의 거의 대부분의 스위치가 다 호환된다는 점입니다. 제조사는 원래 사용된 오테뮤 스위치에 대해서만 품질 보증을 하고,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오테뮤 축만 팔지만, 호기심이 많은 저는 그냥 체리 정품 축을 해구해 왔습니다.
위의 4개가 오테뮤 스위치이고, 아래 누리끼리한 받침의 스위치가 체리 정품 SMD RGB 타입입니다. 대륙직구라 불안했는데 수량 빠짐 없이 무사히 제대로 된 제품이 왔네요. 체리 적축 108개, 녹축 65개를 구매했는데, 모든 스위치가 제대로 정상작동하더군요. 녹축은 청축인데 흑축 스프링을 쓴 고압축입니다. 체리 청축은 50 cN 의 동작 압력을 가지지만, 녹축은 80 cN 으로 꽤나 무겁습니다. 클릭 슬라이더가 동작하고 나서(딸깍 한 다음) 반발력이 차이가 꽤 납니다. 원래는 스페이스바 같은 데다 쓰라고 생산하는 건데, 손가락 힘이 센 편인 저한텐 그냥 일반 키에 넣어도 재밌습니다.
체리와 오테뮤 적축의 각인을 한번 찍어 봤습니다. 체리 사의 축에 비해 오테뮤 축이 전반적으로 약간 더 뻑뻑한 편입니다. 마찬가지로 클릭감도 체리 보다 오테뮤가 약간 더 큰 편이죠.
일일이 스위치 풀러로 성실하게 뽑아주고 장착을 하면 됩니다. 다만 금속제 접점의 다리가 휘지 않게 조심해야 합니다. 손으로 한번 위치를 잘 조정해주고 장착하니 잘 되더군요.
완성한 키보드로 눈뽕을 맛봤는데, LED 투과가 정상적으로 잘 되네요. 키캡도 볼텍스 PBT 이중사출 키캡으로 바꾼지라 확실히 손에 닿는 것은 싹 다 바꾼 셈입니다. 지금은 적축으로 써보고 있는데 확실히 리니어 키감은 체리가 개인적으론 마음에 드네요.
캐나다의 커스텀 키보드 제조업체의 게이트론 계열 자축도 있던데 커세어 전용 체리 은축 만큼이나 비싼지라(개당 1000원에 준하니.. 104키 다 맞추려면 10만원..ㅠㅠ) 침만 흘리고 있습니다. 대략 체리 변백축(택타일 피드백을 더 길게 가져가고, 동작 위치를 앞쪽으로 당긴 것) 느낌을 낸다고 하네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체리 스위치를 쓰는 RGB 키보드는 커세어 직구하는 게 제일 낫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다양한 축을 써보시고 싶다면 이런 길도 있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키보드는 웬만큼의 빌드 퀄리티를 가지고 있다면 그 다음 부터는 개인의 호오에 따라 갈리는 거 같습니다. 저도 클릭 계열 키감을 좋아하지만 때로는 리니어도 써보고 싶고 그런 거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