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PR이 그린 위쳐 DLC의 빅 픽쳐
게임의 시작부터 DLC "하츠 오브 스톤"의 주요 대립자를 보여줄 지 누가 알았겠습니까. 게이머 대부분은 DLC를 하려면 수십 시간의 본편플레이타임을 거치게 되는 데 이러면 다 까먹게 되죠. 그러다가 하츠 오브 스톤 엔딩을 보고 새 게임 +를 하게 되면 "와 X발 쩌네!!!!"를 외치게 되는, 그런 빅픽쳐의 복선을 만나게 되어서 참 기분이 미묘했었습니다.
더불어 이번 블러드 앤 와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이분을 만나는 순간 아! 했었습니다.
바로 발매 트레일러의 이분이시죠.
처음 트레일러를 봤을 때는 둘이 나누는 대화가 단순히 오래 산 뱀파이어라 사람들이 무감각해지면서 오래 전에 잊어버린 노래에 대해 알고 있다는 내용인줄은 알았지만 대사를 곰곰히 들어보면 대략 이런 뉘앙스 인것을 알 수 있습니다.
Nice tune.
Been a while since I heard it last.
Folk have forgotten it
Got... other things on their mind.
Things like me?
They paid me for you좋은 곡이오.
마지막으로 들은 지 시간이 조금 지났군
사람들이 잊어버리게 되었죠
아마... 다른 생각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오
나 같은 것에 대한 다른 생각을요?
당신 목에 현상금을 걸었소
즉, 둘은 구면이고 사람들의 생각이 변했기 때문에 현상금을 찾으러 온 것이죠.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다시 블러드 앤 와인 배경인 투생으로 돌아가는 것을 보면, 참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합니다. 또한 게임 장면에서 언급했듯이 단순히 "죽고 죽이는 관계"로만 끝나야 하는 것인지, 더 나아가 사냥감이 없으면 사냥꾼도 힘을 잃게 된다는 점, 사냥감이 반드시 악인인 것인가에 대해서 여러가지 많은 이야깃거리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단순히 복선과 그의 회수라는 제작과 연출의 측면만을 이야기 하는 게 아닙니다. 라스트 오브 어스에서 마지막 장면이 엄청난 함의를 가지고 있듯이, 게임의 신 하나에 의미를 넣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로 게임이라는 매체의 승리가 아닐까 합니다. 단순히 자유도와 상호성을 가진 것 만이 아니라 인쇄매체나 영상매체처럼 단순한 표현 뒤의 행간에 여러 생각을 숨겨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이상 게임이 기존의 매체들보다 질 낮은 것으로 볼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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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s 잼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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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어는 개인적으로 비판점이 여럿 있는 게임이고 위쳐는 아직 안해봐서 말을 못하겠는데 플레잉 자체로 게이머를 납득시키는 게 게임의 본질은 맞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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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본질은 당연히 재미죠. 하지만 영화의 초창기처럼 활자 매체보다 "저급한 매체"라는 표현은 옳지 못하다는 것을 표현하고자 한 것입니다. 이제는 다양한 가치를 게임에서 찾을 수 있을 만큼 게임이라는 게 매체로서 성숙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라스트 오브 어스는 영국의 "영화" 잡지 엠파이어에서 올해 최고의 "영화"라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영화보다 못한 게 무엇이냐는 물음이겠죠. 라스트 오브 어스와 위쳐가 각자 당시에 가장 많은 GOTY 를 받게 된 것도 단순히 게임성을 높이 평가한 것 뿐만 아니라 이러한 의미에 대해. 매체로서의 위상을 높여준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한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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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피 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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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스런 글 감사합니다.
진짜 게임의 인식이 좀 바뀌었으면..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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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을 쓰려고했는데 마지막4줄이 모든것을 말해주고 있어서 추천드리고 갑니다. 공산주의 국가인 중국마저도 적극 권장하는 게임환경을 우리는 왜 중국은 커녕 북한수준의 통제로 이를 해결하려하는지 이해할수가 없는 노릇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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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데이어스 엑스 유먼 레볼루션에 빠져 비디오 게임은 이래야 하는구나를 알고
국내 학술자료들을 뒤적 거려가며 게임에 대해서 생각해본게 기억나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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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이나 좋은 영화를 읽으면 생각의 지평이 넓어지는 것 처럼 느껴지는데, 좋은 게임도 마찬가지라는 게 행복합니다. 위쳐 3 덕분에 게임을 바라보는 시각이 여러모로 바뀌었네요. 각자에게 그런 갓겜이 무엇일지는 모르지만, 그런 게임을 가졌다는 것 만으로도 축복인 듯 합니다.
게임도 충분히 같은 라인에 낄만 하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