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베타 열리고 플레이해본 느낌은 '참 게임 애매하다' 였습니다.
MMORPG나 TPS인 슈터로서 모두 애매했거든요.

사실 클로즈 베타로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은 굉장히 제한적입니다. Perk도 사용할 수 없고, 베이스에서 Wing 업글은 세 개(테크, 시큐리티, 메디컬) 중 메디컬 하나밖에 안되며, 그나마도 20% 업글이 끝입니다. 결국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은 총 4개이며, 트레일러에서 나왔던 Seeker Mine이나 터렛같은 '병기'들이 등장하진 않았기 때문에 밸런스가 어쩌니 저쩌니 논하는 것도 매우 무의미해 보입니다.

혼자 할 수 있는 컨텐츠나 논 PvP 컨텐츠들도 사이드 미션 + 인카운터 + 메인 미션으로 나뉘어 플레이할 수 있는데, 메인 미션에서 파티원과의 협동이 강조되는 부분은 별로 없었습니다. 이 부분은 본편이 나온다 해도 크게 변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스플린터 셀 블랙리스트의 브릭스 코옵 미션같은 퀄리티를 기대했는데 개인적으로 아쉬웠습니다.

슈터로서의 부분도 애매한게 타격감이 별로 좋은 편은 안된다는 점입니다. 물론 개발사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적용했습니다. 히트마크라던지 격발 시 카메라 흔들림이요. 그렇지만 피격 모션이 좀 엉성하다는게 타격감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건 사운드는 상당히 괜찮습니다.

그런데 하루 지나고 이틀 하면서 게임이 꽤나 괜찮아 보입니다. 8레벨 찍고 다크존에서 살며 느낀건 나름대로 플레이어들끼리 룰을 가지고 플레이한다 였습니다. 첫날은 다크존 입구에서 플레이어 보이자마자 총질해대고 아비규환이 따로 없었지만, 이튿날 다들 로그 에이전트에 대한 패널티 등을 숙지한 후 오히려 서로 모름에도 불구하고 같이 협동하는 상황도 생기고요. 로그 에이전트가 보이면 합심해서 때려잡기도 합니다.

추출 지점에서 헬기를 부른 후 시작되는 눈치싸움도 백미입니다. 물론 전적으로 플레이어들의 플레이에 기대는 시스템인건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그게 개발진이 의도한대로 매우 잘 돌아갑니다. 신기할 정도로요. 파밍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디아3나 보더랜드의 느낌을 디비전의 베타에서 살짝 받았어요.

뉴욕의 하늘을 찌를듯한 빌딩 사이를 거니는 것도 매력적이고, 날씨 효과도 수준급이고 옆 블록에서 들려오는 총성 등 현장감도 뛰어납니다. 게다가 디비전의 심리스 기술은 본인의 월드로 들어가는 부분을 매우 매끄럽게 처리했습니다. 캠프 허드슨에서 필드로, 필드에서 베이스로 연결되는 과정은 매우 매끄럽습니다. 물론 다크존 진입시 간단한 로딩이 있긴한데, 그 시간이 매우 짧아 큰 문제는 되지 않습니다.

GTA 온라인처럼 세션 이동 등에서 발생하는 지루한 로딩 시간은 디비전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냥 다크존에 있으면 내 플레이는 온전히 계속되는 채로 월드에 새로운 플레이어가 들어오고, 기존 플레이어는 나가고가 반복됩니다. 그 프로세스는 본인이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럽습니다.

물론 베타라 싱글 혹은 협동 컨텐츠가 본편에서도 적을지 많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PvP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꽤 많았구요. 결국 다크존에서 NPC잡고 로그에이전트가 되거나 혹은 로그 에이전트를 죽이고, 폐지 줍고 헬기 불러서 템 실어나르는게 끝이라면 이 게임의 수명은 상당히 짧을 것 같아요. 싱글 컨텐츠도 게임 수명 유지에 꼭 필요하거든요. 온리 멀티(PvP)를 내세운 게임들의 말로가 보통 안좋았다는걸 생각해보면요. 그런 의미에서 PvE 컨텐츠도 이번 베타에서 좀 풀어줬으면 좋았을텐데 아쉽습니다.

3월 8일이 기다려집니다. 개인적으로는 꼭 좋은 평가를 받는 수작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