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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파스칼 공정의 엔비디아 타이탄 X 가 출시되면서 이제 싱글 카드 4K 60FPS 시대가 열렸습니다. 실제로 그렇다고 말할 수 있는게 아래는 모든 옵션 최대치에 안티에일리어싱만 안 건 위쳐3의 4K 스크린샷과 1080P 스크린샷입니다. 6700K, 1070 x2 SLI 구성인데 파스칼 타이탄X가 1070 x2 SLI와 성능이 비슷하죠. 그런고로 좌상단의 FPS를 보면 타이탄 X는 싱글 카드로 4K 60FPS를 타겟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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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생 닐프가드 대사관 앞 강가입니다. 확대해서 보면 생각보다 디테일 차이가 꽤 많이 납니다.)

 

 지금과 같은 그래픽 카드 발전 추세가 유지되고, 지금 수준의 요구 사양이 유지된다면 아마도 $400 미만의 퍼포먼스 카드로도 4K 60FPS가 가능한 시대가 다음 세대에 올 것 같습니다. 현재는 물론 최소 200만원 정도의 본체와, 50만원~100만원 정도의 4K 모니터를 쓰기에는 가격 부담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에 비해 4K 게이밍을 제외하면 4K 영상 컨텐츠는 아직도 부족한지라 딱히 유인은 적은 편이죠. 다만 앞으로 분명 4K는 정복 가능한 해상도가 될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연 사람의 인지능력으로 4K가 체감이 가능할까? 아니면 21:9 모니터는 불편하지 않을까? 아니면 120FPS 모니터가 필요할까? 개인적으로 모니터에 대해 알고 싶었던 것에 대해 간단하게 알려드리겠습니다.

 

1. 해상도

 

 

 지금으로 부터 6년 전쯤, 생전의 잡스는 아이폰 4를 발표하면서 레티나 디스플레이라는 개념을 내놓습니다. 300PPI 이상이 되면 레티나 디스플레이라고 부를 수 있다는 것이죠.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라는 것은 쉽게 알아들을 수 있지만, 왜 하필 300PPI 인가는 '레티나 디스플레이' 라는 이름으론 좀 감이 안옵니다. 이건 사람의 인지 한계가 휴대폰을 쓰는 25-30cm 거리에서 300PPI 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좀 모자란데 그럼 왜 인간의 인지 한계가 300PPI 일까요?

 

 이건 시력의 정의 자체와 관련이 있습니다. 시력 1.0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바로 황반으로부터 1 MOA 범위를 구분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총기의 탄착군 혹은 정밀도 단위로도 쓰여서 밀덕이라면 알아들으셨겠지만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설명을 드리면 MOA(Minute of Angle)는 분각 즉, 1도의 1/60입니다. 그러니까 1.0의 시력을 가진 사람은 5m 거리에서 시력 측정을 하면 1.5mm를 구분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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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시력 0.5인 사람은 2 MOA의 분해능, 시력 2.0인 사람은 0.5 MOA의 분해능을 가진다는 의미입니다. 1.0 시력을 픽셀밀도에 대입해보면 30cm 거리에서 대략 300PPI가 나옵니다. 보통 사람들이 모니터를 60cm 거리에 놓고 쓰고, TV는 3m 정도에 놓고 쓰죠. 그래서 이를 대입해 보면 이런 제표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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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즉, 시력 1.0을 가진 사람은 4K 해상도에선 60cm 거리에서 30인치 모니터 이상이 되면 픽셀을 구분할 수 있고, 3m 거리에선 75" 이상 TV가 되면 픽셀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즉 뒤집어 말하면 현재 생산되는 4K 모니터의 절대 다수는 28" 이상이기 때문에 별 문제가 안되고, TV를 사실거면 75" 급은 되야 4K가 의미가 있다는 뜻입니다. 결론적으론 4K 해상도 모니터는 쓸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2. 시야

 

더불어 인간의 시야는 종횡비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보통 사람의 시야는 고정상태에서 상방 60도, 하방 75도, 전방 200도 정도 됩니다. 다만 시야 안에 보이는 모든 게 균등하진 않고, 중심에 가까울 수록 더 선명하게 보이고, 주변시야로 갈수록 더 흐릿해지죠. 이를 평면으로 표현하면 대략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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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상대적인 것이긴 한데, 이걸 선명도에 따라 구분하면 10도 범위 안은 중심시야, 16도 범위 안은 준 중심시야, 60도 범위 안은 가까운 주변시야, 120도 안은 중간 주변시야, 그 바깥은 먼 주변시야입니다. 60cm 거리에서 이 범위는 삼각함수로 계산해보면 중심 시야는 대략 10cm 내외, 가까운 주변시야는 69cm 이죠. 그래서 이걸 이용해 보면 세로 길이가 대략 동일한 18인치 4:3, 23인치 16:9, 29인치 21:9 모니터는 이렇게 표현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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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가까운 주변시야인 60도 범위 안쪽으로 4:3, 16:9 모니터는 들어오고, 21:9 모니터는 네 귀퉁이가 약간 벗어납니다. 당연하지만 정사각형에 가까울수록 원형 범위 안에 더 많이 들어가므로, 종횡비가 1:1에 가까울수록 시야범위에서는 유리합니다. 21:9 모니터는 지원 게임에선 더 많은 부분을 볼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한 눈에 잘 안들어와서 눈을 많이 돌려야 되는 문제가 있죠. 특히 모니터의 크기가 커지면 이 문제는 커집니다. 다만 커브드 모니터를 쓰면 실제 종횡비에 비해 가로 길이가 상대적으로 줄어드니 어느정도 이걸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3. FPS

1) 인간 인지능력의 한계

 

 Hecht, Shlaer, Pirenne의 1942년 시각 절대 역치 실험을 통제 상황을 보면, (출처 : https://en.wikipedia.org/wiki/Absolute_threshold )

 

  1. 완벽하게 암순응을 한 상태에서
  2. 가장 간상세포 밀집도가 높은 초점 왼쪽 20도의 황반에
  3. 10 MOA의 크기로
  4. 눈이 가장 민감한 510nm 파장의 빛을
  5. 0.001초로 자극했다.

 

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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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했냐고 물으시면 이런 셔터 장치를 이용해 1/1000 노출이 가능했습니다.)

 

마지막 문구를 보면 0.001초 즉 1ms 를 인간은 인지할 수 있습니다. 이걸 순간 프레임으로 따지면 1000FPS가 되죠. 실제로 많이 인용되는 문구긴 한데 미 공군의 실험에 따르면 파일럿은 암순응한 상태에서 1/220 초(220FPS)로 노출되는 전투기를 구분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출처 링크)  하지만 두 실험 모두 암순응해서 빛에 아주 민감해진 상태였고, 움직이는 상이 아니라 정지된 빛만을 본 것이기 때문에 실제 우리가 느끼는 연속적으로 움직이는 게임에서의 FPS와는 조금 거리가 있습니다. 

 

2) 모니터의 Hz와 FPS

 

 잠깐 다른 주제로 넘어가서 말씀드릴 게 있는데, 모니터의 Hz와 FPS는 무슨 관계에 있을까요? 모 위키의 안구 항목에 따르면

눈의 프레임률을 설명하는 척도로는 “임계 융합 진동수(CFF, critical fusion frequency)”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고 하는데, 이건 또 무슨 소리일까요? 위의 서술이 정확하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이 두가지는 연관성이 있습니다. 지금은 생산이 완전 중단되어 어린 친구들은 아예 볼 일이 없었겠지만, 예전엔 CRT 모니터를 썼었죠. 이 CRT 모니터는 현재의 LCD와는 달리 색깔이 있는 빛을 직접 쏘는 방식을 씁니다. 물론 빛을 꾸준하게 계속 내고 있으면 좋긴 한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죠. 그래서 우리가 눈치 못채는 정도로 빠르게 껐다가 켜죠. 그게 바로 모니터의 주사율이고, 거기서 필요한 게 임계 융합 진동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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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기별 임계 융합 진동수, 적정 밝기에서도 인간은 50Hz 이상으로 점멸하면 꾸준히 켜있다고 인지합니다.)

 

 우리 눈은 초당 50번 정도 점멸하는 빛은 꾸준히 켜져있는 빛과 구분을 하지 못한다는 게 바로 임계 융합 진동수의 의미입니다. 즉 CRT 모니터에선 50번 이상 빛을 점멸시키면 우린 꾸준히 켜져있다고 느낀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온 게 모니터의 주사율(Hz) 입니다. FPS는 바로 이 Hz에 묶입니다. 빛을 점멸시키는 사이에 프레임을 바꾸니까요. 때문에 CRT모니터에선 빛의 점멸주기의 최대치(Hz) = 최대FPS가 됩니다.

 

 LCD로 넘어오면서 이 의미가 약간 변화했는데, LCD는 스스로 빛을 내는 게 아니라 백색광인 백라이트를 필터링 하기만 하죠. 그래서 LCD의 주사율은 액정이 순간적으로 그 형태를 변화시키는 능력을 의미하지, 백라이트의 Hz가 아닙니다. 실제로 120Hz로 백라이트를 더 빠른 주기로 갱신하는 플리커 프리 모니터도 나오고 있는데, 그렇다고 액정도 그에 따라서 120Hz는 아니죠.

 

 어쨌든 결과적으로만 말씀드리면 모니터의 Hz는 "프레임을 초당 최대 얼마나 담을수 있나"를 가리킨다고 보시면 됩니다. 임계 융합 진동수를 벗어나기 위해선(=화면이 깜빡거리지 않게 보이기 위해서는) CRT에선 50Hz 이상이 필요했고, 최대 프레임도 거기에 맞춰진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 FPS를 자체는 임계 융합 진동수와는 크게 관련이 없죠.  30FPS라고 해서 30Hz의 빛을 보고 있는 게 아니니까요.

 

3) 그래서요?

 

1)에서 인간 인지의 최대치를 알아봤고, 2)에서 모니터의 표현의 최대치에 대해 말씀드렸는데, 결론적으로 움직이는 영상에선 얼마가 최적값인지는 저도 단언하기가 어렵습니다. 아래 실험을 보면 60Hz와 120Hz의 차이를 구분하는 경우가 있고, 못하는 경우가 있으니까요.

 

 

 

결과적으로 보면 일반인은 테스트 5회에서 1회만 맞춰서 사실상 찍기나 다름없었고, 숙련자는 5회 모두 통과했습니다. 그니까 이건 경험의 문제일수도 있고, 타고난 능력일수도 있죠. 하지만 최소한 120Hz와 60Hz를 구분하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건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인지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모니터의 최대 FPS가 높아진다면 스크린 테어링과 수직동기화의 문제점에선 어느정도 해방된다는 점은 절대적으로 유리합니다.

 

4. 맺으며

그래서 아주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입니다. 개인적으로는 4K 모니터를 쓰고 싶어요. 근데 아직은 대중화가 안 되었다 보니 시장 자체가 크지 않아 원하는 사양을 원하는 가격으로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좀 괜찮다 싶은 제품은 어느새 보다보면 가격이 3자리로 올라가 있고 그렇더군요. 그렇다고 QHD를 한번 거치고 건너가기에는 약간 돈이 아깝습니다. 맨 위에서 언급했듯 퍼포먼스급 싱글 카드 60FPS 시대가 온다면 그 때는 사정이 좀 나아지리라 믿어 봅니다. 

 

언제든 제 글에 잘못된 점이 있거나, 물어볼 점이 있다면 논의 환영합니다. 저도 매우 인간적인 인간이고 아마추어기 때문에 실수를 자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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