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BGA방식의 SSD 공개 : 단 하나의 칩, 1.5GB/s의 성능

얼 마 전 등장한 M.2 폼팩터는 오늘날 PC의 내부에서 저장장치가 차지하는 부피를 획기적으로 줄여준 바 있다. 이러한 추세에 부응하여 최근 들어서는 SSD의 크기를 지금까지보다도 더욱 작은 수준으로 줄이려는 시도가 시대적 과제처럼 주어지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연장선에서 주목받는 패키징 방식이 바로 BGA인데, 제작년 인텔이 밝힌 바에 따르면 통상적인 투인원 태블릿 내부에서 M.2 방식의 SSD가 차지하는 공간이 전체의 15% 정도이지만 이를 BGA 방식으로 바꾸면 즉시 공간 점유율이 획기적으로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이는 태블릿 내부 공간의 대부분이 배터리로 채워지는 점을 고려했을 때 배터리 용량을 거의 10% 정도 높일 수 있는 정도라고 한다. 게다가 M.2 등 별도의 슬롯 방식을 채택할 경우 슬롯 자체의 높이가 유발하는 Z축 길이(두께) 역시 BGA 방식 하에서는 최대한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공간을 방열 솔루션 등에 재투자할 여력이 생김은 물론이다.

결 과적으로, 오늘날 스토리지 시장의 세그먼트 중에서도 BGA SSD라는 분야는 가장 성장 잠재력이 큰 분야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기조의 연장선에서 삼성은 며칠 전 일본에서 개최한 '2016 삼성 SSD 포럼' 행사를 통해 자사 최초의 BGA 패키징 방식의 SSD를 선보이게 되었다. 이 제품의 특징이라면, 극도로 작은 폼팩터에도 불구하고 PCI-Express 인터페이스를 채택하여 엄청난 성능을 제공한다는 데 있다. 이 제품이 몰고 올 투인원, 태블릿, 기타 소형 폼팩터 PC 시장의 진화가 기대되지 않는가.

삼성의 첫 BGA SSD, PM971

오 늘의 주인공, PM971은 삼성의 신형 컨트롤러인 'Photon'을 탑재했으며 3차원 V낸드 MLC 플래시메모리를 사용한 제품이다. 현 단계에서 Photon이 삼성의 기존 컨트롤러 중 하나인지 아닌지를 따지기가 조심스럽기는 하나, 얼마 전 공개한 바 있는 750 EVO(링크) 의 그것과 동일한 칩셋이리라는 심증이 있다. 삼성은 PM971을 128GB, 256GB 및 512GB의 3가지 용량 구성으로 출시할 계획이며 이들의 성능은 순차 읽기가 최대 1,500MB/s, 순차 쓰기가 최대 600MB/s에 달한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4K 랜덤 성능 역시 읽기 190,000 IOPS, 쓰기 150,000 IOPS로 현존하는 PCI-Express 방식의 NVMe SSD들과 맞먹는 수준이다.

아 쉽게도 금번 행사에서는 이 BGA SSD에 관한 더 자세한 정보는 주어지지 않았다. 외견상 단 하나의, 설령 적층 구조라도 기존의 SSD보다 현저히 적은 수의 낸드 플래시만으로 웬만한 NVMe SSD급의 성능을 어떻게 구현했는지는 이 제품에 관한 크나큰 미스터리 중 하나다. 주지하다시피 오늘날 모든 SSD는 각각의 낸드 플래시를 컨트롤러가 RAID 0으로 묶은 것과 유사한 방식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행사를 통해 알 수 있던 유일한 추가적인 사실이라면 BGA SSD는 SD카드보다도 더 작다는 사실뿐이었다.

인텔이 언급했던 바 있듯, 삼성 역시 BGA SSD를 투인원과 하이브리드 태블릿 등에 보급할 계획을 갖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중 수요가 대거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한다.

BGA SSD, 표준화를 향한 여정

사 실 우리에게는 BGA 방식의 SSD라는 개념이 낯설 수 있겠지만 업계 내에서는 이미 널리 알려진 떡밥쯤으로 여겨져 온 것이 사실이다. 인텔, 도시바, 샌디스크, 실리콘모션 등 유수의 회사들 역시 이미 BGA SSD를 개발 중에 있으며 향후 몇 년 내에 출시할 것이 유력하다. 임베디드 시장이나 스토리지의 공간집약성이 극도로 중요시되는 특수한 시장에서 이러한 BGA SSD의 수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 작년 초 도시바는 이미 PCI-Express 인터페이스의 BGA SSD를 공개했던 적이 있으며, 뒤이어 PCI 규격을 제정하는 PCI-SIG에서는 이를 토대로 PCI-Express 인터페이스의 BGA SSD에 대한 물리적인 표준 규격 초안을 제정한 바 있다. 조만간 표준 규격이 최종 확정된다면, 보다 폭넓은 제조사들로부터 다양한 BGA SSD를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짐 작컨대 PCI-Express 인터페이스의 BGA SSD는 현존하는 M.2 표준 규격의 하위 카테고리 중 하나로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 일단 현재로서는 HP, 인텔, 레노버, 마이크론, 샌디스크, 시게이트, 도시바 등 PCI-SIG의 몇몇 회원사들로부터 제안된 4가지의 표준안이 공존하고 있는 상태이다. 이에 따르면 가장 작은 BGA SSD 패키징의 크기는 16 x 20mm, 가장 큰 것은 28 x 28mm의 범위 내에 있게 될 것이다. 최대 Z축 길이는 2mm 혹은 그 이내가 유력하다. 좀 더 자세히 파고들자면 이들의 전기적 특성은 'M.2 소켓3' 규격의 그것을 그대로 승계할 가능성이 높다. (중략)

당 연한 말이지만 BGA SSD가 원 칩 구성처럼 보인다고 해서 진정 원 칩인 것은 아니다. 낸드 플래시뿐만 아니라 컨트롤러까지 내장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표준 규격 후보로 제안된 BGA SSD들은 궁극적으로 싱글 칩 솔루션으로써의 SSD를 지향하고 있으며, 삼성이 그러한 여정 중 어느 단계까지 성취했는지는 불분명하나 분명한 것은 PCI-SIG의 표준 제정이 코 앞에 다가와 있으며, 바로 여기서부터 제조사들의 경주가 다시금 불붙으리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