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여름 만큼이나 뜨거운 가격을 자랑하는 GPU 시장에서 20만원대 GPU들이 선을 보였습니다. 지난 4일  폴라리스 10 칩셋의 컷다운 버전인 RX 470이 발매된 데 이어 GP106의 컷다운 버전인 GTX 1060 3GB 모델이 18일 발매되었습니다. 왜 헷갈리게 GTX 1050이 아니라 네이밍이 같은 GTX 1060인가 싶지만, 노트북의 그것이 M을 떼어버렸듯이( 참조 ) 성능을 보면 비슷한 이유로 GTX 1060을 유지한 듯 합니다. 

 

 

 1060 3GB 모델의 칩셋 이름은 GP106-300-A1으로 GP106-400-A1인 6GB 모델과는 확실하게 구분됩니다. 다만 GP104-200-A1인 GTX 1070에 대비해 보면 "미들 네임"이 300인데 하위 버전의 존재나 '10% 밖에 컷팅 안했음'을 어필하고 싶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어쨌든 블록 다어어그램을 보면 연산 유닛들의 큰 덩어리인 GPC(그래픽 프로세싱 클러스터)가 2개가 있습니다. GP104는 이 GPC가 4개, GP102는 이것이 6개입니다. GPC 내부에는 SM(사도-마조히 스트리밍 멀티프로세서) 5개, TPC(텍스쳐 프로세싱 클러스터) 5개가 ROP (래스터 엔진)과 연결 되어 있고 이는 다시 L2 캐시, 메모리 컨트롤러를 통해 VRAM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보다 자세한 내용은 ITCM 편집장님이 다룰테니 넘어가겠습니다. 

 

 GTX 1060은 GTX 1080의 딱 절반만큼의 연산유닛을 갖고 있습니다. 다만 게임 성능을 상당 부분 좌우하는 ROP 개수 자체는 절반보다 많은 3/4 수준이라 1060의 성능은 1080의 60% 정도의 성능입니다. 마찬가지로 GTX 1060 3GB는 연산 유닛  개수는 90% 수준이지만, ROP 개수는 100%인지라 결과적으로는 VRAM 병목이 없다면 90%를 넘는 성능을 보일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중국의 하드웨어 리뷰 사이트인 EXP Review에 GTX 1060 3GB 모델에 대한 실제 벤치마크가 올라왔습니다.

http://www.expreview.com/48945-all.html

 

 

비레퍼런스 1060 3GB 모델(4%OC)은 레퍼런스 1060 6GB 모델의 96% 성능을 내고 있습니다. 특히 놀라운 점은 QHD에서도 현행 게임들에서 생각보다 VRAM 병목을 겪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고해상도 '텍스쳐'도 아닌 그냥 고해상도인 QHD가 FHD보다 VRAM 사용량이 많다는 건 상식입니다. 오히려 라이즈 오브 더 툼레이더에서는 QHD 퍼포먼스가 FHD보다도 더 낫습니다. 이런 해괴한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벤치마크의 신뢰도 때문일까요? 단순히 신뢰도 문제로 생각하기에는 벤치 종류가 많고, 일관적인 경향성을 보인다는 점에서 그렇다 하기가 어려워 보입니다.

 

생각해 볼 가능성은 2가지입니다.

1. 현행 게임은 QHD까지도 실제 VRAM 3GB를 안 쓴다.

2. 3GB를 넘는 VRAM을 쓴다 하더라도 GPU 퍼포먼스가 더 중요하다

 

1.도 어느정도는 타당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RTSS나 GPU-Z로 후킹해서 VRAM 사용량을 체크한다고 해서 그게 실제로 게임이 필요한 VRAM인지는 모릅니다. 라이즈 오브 툼레이더는 VRAM을 일단 다 먹고 보지만(그래서 VRAM 많이 먹는다고 알려져 있죠) 실제로 퍼포먼스에 병목이 오는 것은 풀옵 가까이 주면 FHD에서 3GB 정도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실제로 VRAM이 얼마나 필요한지, 그게 얼마나 크리티컬한 퍼포먼스 저하를 일으키는 지를 벤치마크가 없으면 모른다고 봐야 합니다. 

 

 개인적으론 2.를 더 많이 생각했습니다. 1.의 경우 라오툼의 변태적인 결과를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6GB VRAM으로도 QHD 라오툼에선 모자라다고도 생각해 볼 수 있으나, 그러기에는 6GB 모델의 FHD대비 QHD 성능이 64% 정도로 59%인 유니진 헤븐 4.0 벤치보다도 높습니다. 유니진 헤븐 4.0 벤치는 해당 프리셋으로 QHD을 구동해 보면 RTSS상 2GB 미만의 VRAM을 먹습니다. 결국 상황을 종합해 보면 버퍼 용량 보다는 그것을 처리하는 GPU 성능이 더 중요하다는 것 또한 타당합니다. 

 

 아주 솔직히 말하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명쾌한 결론이 아니라 뭔가 끈적하면서도 기분나쁜 상황에 빠져버린 것 같습니다. 그냥 명쾌하게 GTX 1060 3GB 사세요 하긴 껄쩍지근하네요. 1060 3GB vs RX 470 하면 한국에선 단연코 비등한 가격에 15%정도 이득인 성능을 내는 1060 3GB를 추천하지만, 1060 3GB vs 1060 6GB 하면 굉장히 어렵습니다.

 

 일단 itx 폼팩터 용으로 미국/한국 공히 최저가에 근접하는 조택 미니 모델을 예로 들면  

 

MSRP $1 당 가격이 3GB 모델은 1296원 6GB 모델은 1265원으로 (08.22.13:45 현재 매입 기준 환율 1146원) 3GB 모델의 국내가가 약간 비싸긴 합니다. 하지만 가성비 자체는 94~5% 정도 성능에 81% 정도 가격이니 확실히 3GB 모델이 당연히 15% 정도 우세하죠. 아까 말했듯 가성비 15% 차이면 470과의 차이입니다. 만약 제가 사려는 입장이라면 좀 더 많은 벤치마크를 기다릴 것 같습니다. 미러스 엣지 카탈리스트나 데이어스 엑스 같이 아주 최근 게임의 벤치마크를 토대로 대부분의 유저가 타겟일 것으로 생각되는 FHD 에서의 성능 비교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다만 생각보다 벤치마크를 찾기가 어렵네요.

 

결과적으로 이런 논의 자체는 어디까지나 원본 6GB 모델과의 비교했을 때 이야기입니다. 어쨌든 GTX 1060 3GB 모델은 그래픽카드 가성비 왕좌의 주인이자, FinFET 세대 FHD 게이밍 스위트 스팟이라고 생각합니다. GTX 970/RX 470보다 15% 정도 나은 성능을 20만원 중반으로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대략 75만원 정도 견적을 생각하신다면 최고의 선택일 듯 합니다.

 

 

다만 명심해야할 점은 GTX 1060 6GB 모델과 3GB 모델은 VRAM 용량만 차이나는 것은 아닙니다. 미미하긴 하지만 분명 컷칩이고, 이에 따른 VRAM 용량을 차치한 성능 차이가 5%정도지만 존재하긴 합니다. 이 부분은 꼭 아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