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버 코팅! ABKO NCORE RB150 스페셜 에이전트3.0
중저가형 PC케이스의 마이더스인 앱코가 마침내 최종 결정판을 내놨다. 척 보자마자 '이 가격에 이 기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열 일체형 수랭 쿨러를 4만 원 초반대의 미들타워 케이스에 장착할 수 있다. 실제로 사용해 본 결과 이것 저것 잴 필요 없이 이 기능 하나만 보고 바로 견적에 넣어도 된다. '이 한 줄로 리뷰를 끝낸다.'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치솟는다.
ABKO NCORE RB150 스페셜 에이전트3.0(이하 스페셜 에이전트)는 그간 앱코가 여러 케이스들을 통해 보여줬던 기능들을 한 자리에 집대성하는 한편, 고급스러운 러버 코팅을 동사 최초로 추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을 더욱 더 낮췄다. 품질 차이는 전혀 없다. 여전히 가격대비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수준이다.
PC케이스가 저렴하면 저렴할수록 우리는 더 나은 것들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총 견적에서 다른 부품들에 조금 더 힘을 줄 수 있고, 최종적으로 우리가 기대하는 성능에 더 비중을 둘 수 있다. CPU와 VGA는 최대한 타협하지 않는 것이 좋다. 더 저렴한 깡통 같은 PC케이스도 많지만, 여기서 말하는 저렴한 PC케이스는 외관과 튜닝성에 발 맞춘 것들을 말한다.
스페셜 에이전트의 부들부들한 러버 코팅 표면은 국내에 들어오지 않은 해외 케이스에서나 볼 수 있던 옵션으로, 촉감이 정말 좋다. 최근 게이밍 마우스에 필수적으로 적용되는 그것과 같다. PC케이스를 평소에 부여잡고 있을 것도 아닌데, 왜 한 거냐고 반문하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자기 복원력이 있어서 흠집에 강하고, 기존의 플라스틱 혹은 철제에 비해 또 다른 시각적 질감을 제공한다. 한마디로 고급지다.
더불어서 가장 보편적 취향을 저격하는 외형 디자인은 사용 내내 계속 돌아보게 만들었다.
2015년 6월 현재 다나와 최저가 130만 원 후반대의 총 견적으로 본 케이스를 조립 테스트했다. 게이밍 케이스로써 자격을 테스트하기에 충분한 사양이다. 사양을 약간 조정하고 150만 원 수준까지 올린다면 더 높은 그래픽스카드도 장착할 수 있다.
조립 팁을 드리자면, 스팀 게임이 매우 활성화된 상황이기 때문에 SSD를 2개로 병행하는 것을 권한다. 저용량의 부팅 드라이브에 윈도우와 그 외 용량이 크지 않은 유틸리티들을 넣어놓고, 다음 드라이브에 각종 게임들을 설치한다. 게임 용량이 요즘에는 최소 10GB 정도에서 최대 50GB에 이르기 때문에 모든 것을 한 곳에 넣어두는 것은 윈도우 재설치 같은 경우를 고려했을 때 부담스럽다. 게임을 다시 받는 것도 대여섯 개 정도를 감안했을 때 하루가 꼬박 걸리기 때문에 따로 빼두는 것이 좋다. 개인용 컴퓨터일 경우 64~128GB + 256GB(혹은 그 이상)을 추천한다.
포장은 언제나 그렇듯이 안전하게 되어 있다. 당연한 부분이지만, 비닐로 모든 면을 감싸고 있으며, 윈도우에도 필름이 붙어 상처를 방지한다. 스페셜 에이전트의 전면과 상단에는 러버 코팅이 되어 있기 때문에 깊은 상처가 난다면 곤란하다. 작은 흠 정도는 자가 복원되지만, 크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첫 개봉을 하면, 안전하게 보호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하다.
러버 코팅된 부분의 디자인은 심심하지 않으면서도 튀지 않는 디자인이 식상하지 않게 한다. 면과 선을 모두 적용시킨 외형에는 전면과 상하단을 잇는 이음부에 아치(arch) 디자인을 적용시켜 웅장한 느낌을 준다. 역사적으로 여러 건축물에 적용된 아치 디자인은 대체로 입구나 회랑에 적용돼 다른 공간에 들어왔다는 분위기와 함께 주변을 감싸고 있다는 감상을 자아낸다. 이러한 디자인이 직선으로 인해 날카롭고 차가워질 수 있는 PC케이스의 한계를 넘어 따스함을 풍기는데, 러버 재질이 주는 느낌과 더불어 궁합 200%를 보인다고 평가할 수 있다.
스페셜 에이전트는 작년 말 출시됐던 '앱코 NCORE NC1000 알파3.0'와 동일하게 전면이 5도 솟은 하이힐을 신고 있다. 책상 아래에 두고 사용할 때 사용자를 배려한 각도라는 점이 증명된 바 있다.
베젤은 이 케이스의 핵심이다. 베젤을 뜯어내면 안쪽으로 전면 흡기 LED 팬이 2개 달려 있다. 섀시에 달려 있지 않아서 조금 의아하지만, 저회전으로 진동을 유발하지 않기 때문에 큰 무리가 없는 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기왕이면 더 안정적인 고정 방식을 구현하기를 바라는 심정이 유별난 것은 아니므로, 약간의 변화를 요구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팬은 타공된 철망으로 가려져 있으며, 얇은 스폰지 처리는 하지 않았다. 동사의 조금 더 비싼 제품에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조금 더 비용을 지불해야 이 구성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면 도어를 열면 1개의 5.25" 외부 베이가 드러난다. 별도의 마개를 제공한다.
상단 베젤에는 팬컨트롤러와 메모리카드 슬롯, 각종 스위치, 단자, 표시등이 달려 있으며, 쿨링팬의 통풍을 위해 틈이 나 있다. USB 2.0과 3.0은 단자 부 안쪽으로 색상 구분이 되어 있어서 굳이 글씨를 새기지 않아도 충분하다. 파워스위치와 LED가 아주 가깝게 붙어 있어서 이용하기 좋다. 전원 LED와 디스크 LED가 공통의 창에 빛 색을 달리해놔 재미있는 구성을 보여준다.
메모리카드는 가장 많이 사용되는 SD 카드와 마이크로 SD(TF)를 지원한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의 메모리 카드를 바로 꽂아 쓸 수 있는 것이다. 메인보드의 USB 2.0 헤더와 연결되므로 호환성에 문제가 없다.
팬 컨트롤러는 2채널을 지원하며 채널 당 2개 씩 총 4개를 연결할 수 있다. 스위치를 가운데에 놓으면 팬을 완전히 끌 수 있다.
스페셜 에이전트의 극초기 물량에서 발견됐던 팬 컨트롤러 회로 부의 합선 문제는 말끔히 해결됐다. 회로의 납땜과 전선이 밀착돼서 일어났던 문제로, PCB와 전선이 접촉될 수 있는 부위를 절연재로 가렸으며, 전선이 우회하도록 꺾여져 있어서 문제를 원천 차단한다. 잘못을 인정하고 빠른 대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한 앱코의 행동은 PC 업계에 귀감이 될 만 하다.
그 외 다른 단자 부의 PCB의 상태는 워낙 깔끔하게 만들어져 믿음직스럽다.
상단 베젤을 열면, 섀시가 불룩 솟아 2개의 팬을 고정시키고 있다. 이 부위에 2열 일체형 수랭 쿨러를 장착할 수 있다. 동생 모델인 ABKO NCORE RB100 에이전트3.0에는 2개의 상단 팬이 아예 없으므로, 수랭 쿨러를 장착할 사용자들에게 더 나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이 제품은 3만 원 후반대에 판매 중이다. 2개의 상단 팬 유무와 메모리카드 슬롯 유무 차이 밖에 없기 때문에 동생 모델을 더 권한다.
굽 높은 피트는 앱코 PC케이스에서 종종 볼 수 있는데, 낮은 피트보다 좋은 점들이 많다. 피트의 한쪽이 떠 수평이 안맞는 불량이 간혹 일어나는데, 높은 굽 피트에서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파워서플라이로 흡기할 수 있는 공간이 확보돼 더 신선한 공기를 주입할 수 있게 된다.
파워서플라이 흡기 부위에는 타공 필터가 자리잡고 있다. 큰 불순물들을 잡아주지만, 작은 먼지를 막을 수는 없다. 탈착 가능.
측면에서 바라 본 스페셜 에이전트의 결합도는 상당히 우수하다. 전면 베젤과 굽 높은 피트, 그리고 측면 패널의 조합 부위에서 단차를 발견할 수 없다.
윈도우 사이드 패널은 전체적으로 흠잡을 데 없이 뛰어나다. 스모크 없는 투명한 클리어 윈도우로, 패널 면적 대비 매우 커 내부를 훤히 보여준다. 윈도우의 돌출도는 잘 억제됐다. 중저가형 PC케이스에서 윈도우의 형태를 요란하게 만들어서 보기 좋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스페셜 에이전트는 네모지게 만들어져 취향을 타지 않는다.
우측 사이드 패널은 프레스 가공으로 선 정리에 도움을 주는 공간을 마련한다.
사용된 파워서플라이는 FSP HYPER 500W로 14cm 길이를 갖고 있다. 스페셜 에이전트에 장착해 본 결과 그 주변의 선 정리 홀이 가려지지 않고 모두 활용 가능한 것을 확인했다. 파워서플라이를 지지해주는 하드 스폰지가 바닥에 붙어 있어서 더욱 더 안전하게 파워서플라이를 보호한다.
내부 드라이브 베이는 3개로 SSD와 HDD를 장착할 수 있다. 케이스의 폭에 어느 정도 제한이 있기 때문에 ㄱ자 SATA 및 파워 커넥터를 사용하면 좋다. 베이의 브래킷은 매우 편리하게 착탈이 가능하다.
베이 갯수를 줄여 VGA를 가리지 않기 때문에 전면 팬에서 불어온 바람을 긴 VGA가 즉시 수용할 수 있다. 쿨링에 좋다.
스페셜 에이전트의 CPU 전원 선 정리 홀은 메인보드와 중첩된다. 따라서 메인보드를 장착하기 전에 +12V 4+4핀 선을 빼두는 것을 권한다. 메인보드 설치 전에 파워서플라이를 미리 연결한다. 메인보드를 설치 한 후 잘만 CNPS9800 MAX가 설치된 상태에서 CPU 전원 선을 연결할 때 손을 넣을 공간은 충분했다.
잘만 CNPS9800 MAX는 15cm 높이를 지닌 CPU 쿨러로, 스페셜 에이전트의 사이드 패널을 덮어도 충분한 여유 공간이 있었다. 쿨링에 여유 공간은 필수다.
ATX 24핀과 각종 헤더들을 선 정리 홀을 통과시켜 보기 좋은 모양새를 쉽게 만들어낼 수 있었다.
스페셜 에이전트의 전면과 후면의 LED 발광 팬의 빛나는 모습은 야간에 더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전면 베젤의 창살과 타공망이 빛을 적절하게 가려줘 보통의 것들과 다른 분위기를 낸다. 후면 팬의 빛은 좌측 투명 윈도우 패널을 통해 작업 중에도 시각적으로 즉시 확인할 수 있다.
빛의 밝기는 상당히 강렬하다. 동영상 참조.
스페셜 에이전트의 광대한 윈도우 패널은 최고의 강점 중 하나다. 러버 코팅이야 두 말 할 것 없이 좋다. 가끔 기괴한 외형 디자인의 PC케이스가 출시하기도 하는데, 앱코는 가장 대중적이면서도 코어한 사용자들의 취향까지 더불어서 노려왔다. 물론, 스페셜 에이전트의 가장 최대의 목표는 게이밍을 앞세우는 사용자들일 것이다.
조립이 완성된 모습은 내외부에 많은 신경을 쓰는 컴퓨터 사용자들이 좋아할 만 한 이미지를 풍긴다.
2015년 6월 현재 다나와에서 미들타워로 분류했을 때 스페셜 에이전트는 9위에 랭크돼 있다. 이와 함께 동생 모델인 에이전트가 27위를 기록 중인데, 둘이 나눠졌으니 순위는 지금보다 더 높다고 봐야 한다.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페이스가 좋다.
에이전트 시리즈의 최대 강점은 최저 3만 원 대의 PC케이스임에도 불구하고, 2열 일체형 수랭 쿨러를 장착할 수 있다는 사실에 있다. 게다가 요란한 모양새로 멋을 냈으나 사실상 공감하기 힘든 중저가형의 괴상한 PC케이스가 난립할 때 싼 값에 고가형에서 볼 수 있는 직선을 뽑아낸 외형 디자인을 얻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제품이라는 점은 인상적이다.
이 가격에 투명 윈도우 패널까지 생각한다면 제품을 비교하려고 인터넷을 켜는 자체가 의미 없어진다.
러버 코팅은 국내에서 시판 중인 다른 PC케이스에서 거의 보기 힘든 표면 재질 요소다. 과거 인기를 끌었던 알루미늄 소재의 PC케이스처럼 한 대 갖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게이밍 마우스처럼 부들부들하니 촉감이 좋다.
본 리뷰는 앱코와 다나와의 제공으로 작성되었습니다
http://blog.daum.net/sody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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