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A 이전 IDE 시절에는, 다들 고만고만한 가운데에서 명품 소리 듣던 하드디스크가 있었다. '데카트론'이라고 해서, 수입도 그렇게 많이된 것은 아니었지만, 한창 하드디스크 데이터 오염 사건사고도 많던 시절이라 스펙 시트만 보고도 무슨 전설의 레전드로 여겨지고 그랬다.

이후로 오랜 세월이 흘렀고, 이젠 IDE 규격 기기는 어디 박물관이나 가야 볼 수 있는 그러한 것이 되었다. 그래도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것은 몇 있다. 어느 품목이든 마찬가지이겠지만, '최고'라고 호평을 받는 기준 중에서 가장 유력한 것이 바로 사양, 제원 같은 것이다. 그냥 실물 보지 않고도 나온 숫자만으로도 무언가를 직감하게 만드는 그것에 사람들은 열광하고 지갑을 여는 법이다.

SATA 규격으로 넘어오면서, 과거보다는 프로덕트 브랜드가 그렇게 대두되지는 않는 형편이다. 그 많던 벤더들이 이제 달랑 둘로 재편되어 버리면서 예전처럼 마케팅으로 무언가를 하기보다는 그냥 단가 떨구기와 프로모션으로 전력투구하는 것이 일상이 된 탓이 큰데, 어쨌든 그런 와중에 하드디스크 업계에서는 웨스턴디지털(Western Digital)이 향수 돋는 라인업으로 신제품들을 꾸준히 선보이는 중이다.

▲ 웨스턴디지털 하드디스크의 간판모델인 'WD Black'이 최대용량 모델인 6TB 모델을 선보였다.

▲ WD 데스크탑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중에서도 '블랙' 라벨은 최고 수준의 사양과 보증이 제공된다.

웨스턴디지털의 내장형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포트폴리오는 데스크톱과 모바일 두 시장을 제외하고는 산업 기준으로 편성된 점이 특징적이다. 데이터센터를 겨냥한 엔터프라이즈 라인업은 경쟁사들도 있는데, 특이하게도 보안, NAS, AV 분야는 따로 브랜딩을 하는 편이다. 워크스테이션인 벨로시랩터 라인업은 사실상 데스크톱 내 서브 카테고리로 보는데 비해, 보안, NAS, AV 분야는 각각 퍼플, 레드, AV 등으로 매칭되는 브랜드가 정립된 지 몇 해 되었다.

데스크톱과 모바일 시장은 그린, 블루, 블랙 등 세 가지 색깔이 각각의 주 타겟을 명확히 드러낸다. 그린은 저전력이, 블루는 범용성이, 블랙은 익스트림 하이엔드가 특색으로 부각된다. 부가적으로 그린은 가격대비 용량이, 블루는 SSHD와 같은 메인스트림 시장 겨냥이, 블랙은 대용령을 희망하는 파워유저 소비자 타겟팅이 또 다른 특징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여기에서, 블랙은 최근 6TB 모델을 시장에 출시하면서 고성능과 대용량을 모두 요구하는 파워유저들에게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애당초 동급 용량 자체가 SATA 하드디스크 중에서 그냥 '제일 비쌈(...)'이라는 플래그십 영역에 있는 관계로 그렇게 친근할 물건은 아닌 셈인데, WD Black WD6001FZWX 모델의 출시에 따라, 전통적인 하드디스크 부품으로 가장 익스트림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다들 SSD가 최고인줄 알지만, SSD는 아직 도달하지 못한 성능과 용량의 하모니를 만끽할 수 있는 제품으로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 크리스탈 디스크 마크 5.0.2 버전 테스트 결과

▲ HD 튠 프로 5.60 버전 테스트 결과

▲ 오토 디스크 벤치마크 3.05 버전 테스트 결과

WD Black WD6001FZWX 모델의 성능은 앞서 본 크리스탈 디스크 마크 5.0.2 버전, HD 튠 프로 5.60 버전, 오토 디스크 벤치마크 3.05 버전 등에서 보듯이 하드디스크 중에서는 가장 높은 경지에 이르른 모델이다. 게다가 용량도 단일 드라이브로 6TB 사양을 전면에 내세워서, 전송 속도도 빠르면서 동시에 대용량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매우 매력적인 면모를 갖추고 있다.

여기에서 주목할 부분은 속도도 빠르면서 단일 드라이브 용량도 매우 많다는 점이다. 이는 콘텐츠, 특히 영상이나 음향 쪽을 만드는 크리에이터들에게 당장 생업과 연관이 큰 부분이다. 때문에, 벨로시랩터 대신 워크스테이션 시장에서 WD Black 대용량 모델은 언제나 사랑받아온 그런 흐름이 있었다. 마찬가지로 이번 6TB 모델은 파티션에 따라 데이터를 나눌 수 없는 그냥 매우 대용량 파일을 저장하기에 딱이다.

이쯤 되는 사양의 하드디스크를 담는 시스템이라면, 당연히 부팅 드라이브는 SSD일 터. 때문에 WD Black 6TB 모델은 하드디스크 자체 성능의 고도화와 캐시 메모리 매니지먼트가 가장 특징적인 성향을 지닌다. 때문에 RAID 0 식으로 엮지 않은 단일 드라이브에서도 매우 높은 수치들이 쏟아져 나오는 형편이다. 이는 당연히 콘텐츠 크리에이터와 전문가들에게는 생산성 측면에서 큰 이점을 안겨준다.

꼭 전문가가 아니라, 일반 유저들에게도 쓰임새는 명확하다. '게임'에서 대성할 하드디스크가 바로 WD Black 6TB 모델이다. 특히, 스팀(STEAM)과 같은 PC 패키지 게임 플랫폼을 애호한다면, 그냥 구매 리스트에 담아두다 때 되면 깔아 하고 지우고를 반복할 필요 없이, 어지간한 게임이라면 한 100여개는 로컬에 저장해두고 하고 싶을 때 언제든 꺼내 쓸 수 있게 된다. 이 편리함은 정말 아는 사람을 알 것이다.

▲ 3.5인치 SATA 6Gb/s 규격 하드디스크의 최고봉 'WD Black'

WD Black 시리즈 제품들은 구조적으로 듀얼코어 프로세서와 향상된 캐시 매니지먼트가 특징적인 모델이다. 당연히 이렇게 구조적으로나 솔루션 차원에서나 양판형 하드디스크 모델과는 그 궤를 달리하는 것이 기본인데, 이로 인해서 고성능 대용량이 필요한 사용자 입장에서는 꽤나 선택지가 제한된다. 그냥 용량이나 선택하는 게 선택이 다라고 할 정도로.

그래도 나름 가성비 챙겨주는 형태로 국내에 유통되는 걸 보면, 아무래도 하드디스크가 시장을 독점하던 시대가 아님은 벤더 차원에서 명확히 아는 눈치다. 처음에 SSD가 나왔을 때처럼, 하드디스크가 빠를 수 있는 특수한 경우를 부각시키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부팅은 SSD로 하고, 그 외의 일은 하드디스크에게 맡기라는 콤비플레이 성격의 조합을 추천하는 것이 기본이다.

세월이 흐른만큼, 벤더 정책도 많이 변했다 싶다. 그래도 변치 않은 것이 있다면 웨스턴디지털에서 하드디스크를 쓴다는 전제에서 최고와 최선의 선택이 가능하게 해준다는 점이다. 저렴한 대용량에는 그린이, 무탈 무난에는 블루가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최고 성능으로 최대 용량을 누리고자 한다면 바로 이 블랙이 있다. WD Black 6TB는 그런 차원에서 하드디스크의 정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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