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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구석구석 글입니다.

http://korean.visitkorea.or.kr/kor/inut/travel/content/C03030100/view_1952928.jsp?page=1&tabId=ALL


사투리와 정, 웃음과 맛이 넘치는 경산시장


환갑의 나이를 바라보는 시장이 오히려 젊어지고 있다. 대를 이은 젊은 주인이 자리를 지키고 엄마 손잡고 오던 꼬마가 손님으로 드나드는 시장은 따뜻한 추억과 싱싱한 활력이 공존한다. 알록달록 천막 아래 왁자지껄 사투리가 구름처럼 피어나는 시장에는 사라져가는 웃음과 잃어버린 삶의 힘이 숨어 있다. 스트레스 가득한 청춘의 주머니에 2~3만 원 찔러 넣고 두 손 가득 기쁨을 쇼핑하러 시장으로 떠난다. 넘치도록 담아주는 정은 덤이다.


무지개처럼 펼쳐진 천막 아래 정겨운 사투리가 구름처럼 피어난다.무지개처럼 펼쳐진 천막 아래 정겨운 사투리가 구름처럼 피어난다.


경상북도 경산시장은 60년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시장이다. 그렇다고 옛날 재래시장을 떠올리면 안 된다. 반세기를 훌쩍 넘기며 전통과 톡톡 튀는 개성이 어우러져 더 재미있게 진화하고 있다. 1956년에 개설된 재래시장과 상설시장이 합쳐지면서 더 알찬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27만 명이 사는 경산시는 상주인구에 맞먹을 만큼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대구에 인접한 지역 특성 탓에 공단과 대학이 밀집해 있다. 시장에 삼삼오오 모여 다니는 외국인과 학생들을 자주 만날 수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웃음과 맛이 살아 있는 60년 전통의 경산시장웃음과 맛이 살아 있는 60년 전통의 경산시장


엄마 손잡고 오던 코흘리개가 어느덧 시집가서 아이 업고 찾아오는 모습도 오래된 시장이라 볼 수 있는 풍경이다. 30년은 기본이고 40~50년째 한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들 속에 터전을 이어받을 젊은 아들이 함께 장사하는 가게도 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시장은 오히려 젊어간다. 잊혀가는 재래시장이 아닌 시민들의 삶 속에 녹아들어가 펄떡펄떡 살아 움직이는 청춘시장으로 되살아난다.


젊은 아들과 함께 장사하고, 엄마 손잡고 오던 꼬마가 손님이 되어 다시 찾는 청춘시장젊은 아들과 함께 장사하고, 엄마 손잡고 오던 꼬마가 손님이 되어 다시 찾는 청춘시장


시장으로 들어서면 알록달록한 천막이 무지개처럼 펼쳐져 있고, 그 아래로 천막 색깔만큼이나 다양한 물건들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하늘과 땅 구분 없는 무지개 세상을 걷다 보면 왁자지껄 정겨운 사투리가 구름처럼 피어난다. 
“아지매~ 한 봉다리만 주이소~!” “아따, 일로 와보소. 보는 건 공짜라요.” 
시장 좁은 골목에는 사투리보다 더 자극적인 것이 있다. 바로 코를 즐겁게 하는 냄새들이다.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진동하는가 하면 달콤한 과일 향기로 이어지고, 빵가게 앞을 지나면 향긋한 빵 냄새가 발길을 사로잡는다. 35년째 한자리에서 빵을 굽고 있는 런던제과 앞은 사람들이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갓 구워낸 큼직한 식빵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아침에 만든 쫀득쫀득한 찹쌀도넛과 달콤한 팥빵도 인기다.


35년째 향긋한 빵을 구워내는 런던제과 갓 구워낸 먹음직한 식빵[왼쪽/오른쪽]35년째 향긋한 빵을 구워내는 런던제과 / 갓 구워낸 먹음직한 식빵


떡볶이는 시장에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필수 코스다. 왠지 시장에서 먹는 떡볶이는 더 맛있다. 이곳에서 떡볶이를 팔기 시작한 지도 벌써 30년이 되었다는 ‘이티떡볶이’는 모자가 나란히 서서 장사를 한다. 엄마는 떡볶이를 만들고, 아들은 어묵과 핫도그를 만든다. 이티는 바로 그 아들의 어릴 적 별명이란다. 엄마 손잡고 떡볶이를 먹던 학생이 자라서 자기 아이를 업고 다시 찾는다. 떡볶이 맛은 엄마 손잡고 와서 먹던 30년 전이나 변함없다. 
‘개미분식’도 30년 단골이 줄을 잇는 곳이다. 납작만두를 섞어주는 떡볶이와 튀김, 순대가 향수를 자극하며 신세대 아이들의 입맛까지 사로잡는다. 아버지와 젊은 아들이 함께 손님을 맞는다.


시장의 필수 코스, 떡볶이시장의 필수 코스, 떡볶이양념어묵 납작만두엄마 손잡고 와서 먹던 맛 그대로, 양념어묵과 납작만두


개미분식 맞은편에는 고소한 냄새가 진동하는 ‘웰빙선식&견과류’가 있다. 문을 연 지 2년밖에 안 됐지만 호두, 아몬드, 땅콩 등 그날 볶은 신선한 견과류로 유명하다. “엄마, 이거 한번 잡솨보고 가이소.” 주인의 우렁찬 목소리와 시원시원한 성격도 인기 비결이다. 스무 가지 국산 곡물로 만든 선식은 다이어트하는 젊은 층이 많이 사간다. 
젊은 꽃미남들이 닭을 튀겨내는 ‘옛날통닭’ 앞에 여자 손님이 북적이는 건 당연한 일. 깨끗한 기름에 신선한 닭으로 튀겨낸 통닭 한 마리가 6,000원, 두 마리 단돈 만 원이다. 꽃미남 주인에 맛있는 통닭 그리고 착한 가격까지, 이런 걸 두고 일거삼득이라 하던가.


볶아진 견과류 커다란 드럼통에 매일매일 볶아내는 견과류커다란 드럼통에 매일매일 볶아내는 견과류꽃미남 주인이 튀겨내는 맛있고 저렴한 옛날통닭꽃미남 주인이 튀겨내는 맛있고 저렴한 옛날통닭


새벽마다 시장 골목에 진한 멸치육수 냄새를 풍기는 곳은 ‘옛날손칼국수’다. 3시간에 걸쳐 육수를 우려내고 나면 홍두깨로 밀가루 반죽을 민다. 홍두깨로 밀고 칼로 썰어 투박하고 감칠맛 나는 손칼국수는 기계로 뽑아내는 면과는 비교할 수 없다. 찰랑찰랑 넘치도록 내오는 칼국수 한 그릇이 게 눈 감추듯 사라진다. 직접 만든 멸치젓갈로 담근 김치도 꿀맛. 엄마와 큰누나로부터 전수받은 손맛이 비결이다.
‘참보리밥’은 3,500원짜리 보리밥 뷔페다. 보리밥과 쌀밥, 다섯 가지 나물과 김, 고추장, 참기름을 원하는 만큼 담아서 자리에 앉으면 된장국, 시래깃국, 숭늉이 따라 나온다. 구수한 보리밥과 상큼한 나물이 어우러져 호로록호로록 잘도 넘어간다. 그날 산 재료로 그날 만들어 그날 판매하는 것이 원칙인 이곳은 재료가 떨어지면 문을 닫는다.


칼국수 면을 반죽 중이다. 홍두깨로 밀고 칼로 썰어 투박하고 감칠맛 나는 옛날손칼국수홍두깨로 밀고 칼로 썰어 투박하고 감칠맛 나는 옛날손칼국수3,500원짜리 보리비빔밥이 호로록호로록 잘도 넘어간다. 보리밥뷔페3,500원짜리 보리비빔밥이 호로록호로록 잘도 넘어간다.


상어고기를 쪄서 소금으로 간을 해 숙성시킨 돔배기는 경상도에서는 제사상에 올릴 정도로 귀한 음식이다. 특히 경산시장 돔배기는 돔배기 중에서도 으뜸으로 쳐준다는 귀상어 돔배기다. 명절이 되면 어물전 어디나 귀한 돔배기가 올라가 있다.


경산시장 최고 명물인 귀상어 돔배기경산시장 최고 명물인 귀상어 돔배기


닭발편육은 돔배기 다음으로 알아주는 경산시장 명물이다. 닭발편육을 처음 개발한 집이 ‘대성통닭’이다. 징그러운 비주얼은 사라지고 닭발의 쫀득하고 고소한 식감을 살려 만든 닭발편육은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는 먹거리다. 
경산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마지막 명물은 구제 옷집이다. 10여 년 전부터 하나둘 생기기 시작한 구제 옷집이 50여 군데로 늘었다. 티셔츠, 남방, 바지는 기본 2,000원. 원피스나 코트는 3,000원, 5,000원이다. 아래위 두 벌씩 장만해도 만 원을 넘지 않는다. 잘 고르면 상표도 떼지 않은 새 옷과 사용감 없는 명품 옷도 숨어 있다. 손이 무거울수록 마음은 가벼워지고 주렁주렁 봉지마다 벙글벙글 웃음이 넘친다.


쫀득하고 고소한 닭발편육 만 원의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구제 옷집[왼쪽/오른쪽]쫀득하고 고소한 닭발편육 / 만 원의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구제 옷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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