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EK에서 새롭게 선보인 '케이오스 링스 3 프리퀄 트릴로지'는 미디어비전에서 개발하고 스퀘어에닉스에서 출시한 턴제 롤플레잉 게임 '케이오스 링스 3'와 그 이전 제품에 해당하는 '케이오스 링스' '케이오스 링스 2' '케이오스 링스 오메가(Ω)'를 하나의 패키지로 즐길 수 있게 한 합본 제품이다. 만일 패키지 버전을 구입했다면 게임카드에는 '케이오스 링스 3'가 담겨있으며, 전작들의 경우 다운로드 링크가 있어 즐길 게임을 선택해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케이오스 링스 3'는 도회와 떨어진 작은 마을에서 살던 나스카라는 청년이 신비한 목소리에 이끌려 여동생과 함께 '마블 블루'라는 혹성과 신화 속 낙원 '파라디소스'를 향한 모험을 떠난다는 설정의 게임이다. 나스카는 탐험가, 헌터 등에 해당하는 '익스플로러'가 돼 동료들과 팀을 구성해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면서 저마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여정을 경험하게 된다.

게임의 진행은 크게 생활 파트와 모험 파트로 구분된다. 생활 파트에서는 도시 곳곳을 돌아다니며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모험을 떠나기 위한 퀘스트를 수주 받는 형태로 진행되며, 모험파트에서는 수주 받은 퀘스트를 위한 지역으로 이동해 던전을 탐험하거나 목적을 달성, 보상을 받게 된다.

▲ 저마다의 목적을 지닌 주인공들의 모험이 펼쳐진다.

이런 형태로 진행되다보니, 게임의 진행 스타일은 일반적인 롤플레잉 게임의 '일직선형 진행'보다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캐릭터를 성장시켜 간다는 느낌을 받는다. 특히 주인공의 캐릭터가 성장하는 방식이 단순히 경험치를 올려 레벨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스킬 또는 소환수에 해당하는 '진'의 레벨을 올린다는 개념이기에 일직선형 진행에 비해 보다 많은 모험이 필요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전투 자체는 개성적인 요소가 조금 부족하며, '진'이 카드 형태에 랭크가 있다보니, 높은 등급의 '진'을 얻기 위해서는 반복 플레이가 필수다. 대신 이 게임에서의 개성은 생활 파트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특히 하루가 마무리됐을 때 식탁에 모여 저녁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하는 '식사 모드'는 캐릭터들의 소소한 삶의 이야기까지도 소재로 삼고 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로웠다.

게임의 그래픽의 경우 모바일게임의 기준으로는 상위에 속하지만 PS Vita용 게임의 기준으로는 살짝 아쉬운 부분이 보인다. 또한 UI 역시 모바일에 최적화돼있는 만큼 일부 메뉴와 조작에 있어서는 버튼 조작보다 터치 조작이 더 편한 경우도 있어 터치 조작을 생각보다 많이 사용하게 된다.

▲ 전투 자체는 평이하지만, 독특한 연출과 음악이 분위기를 살려준다.

음악의 경우 스퀘어에닉스의 음악 강화 스마트폰게임 레이블인 '시시라라 오버드라이브'로 출시된 게임답게 주제곡부터 배경음악까지 매우 만족스럽다. 특히 미래풍의 도시부터 판타지 스타일의 필드, 그리고 캐릭터들의 감정 변화 및 상황 변화에 따른 음악의 변화는 SF부터 판타지까지 다양한 분위기를 선사하며 게임의 분위기를 제대로 살려주고 있다.

이 게임의 아쉬운 부분은 본편인 '케이오스 링스 3'에 한국어 자막이 들어있지 않다는 점인데, 패키지에 '한국어버전'이라고 적혀있지만 이는 과거 출시작인 1, 2, 오메가에만 해당한다. 게임의 iOS, 안드로이드 버전이 한국지역에 아직 출시돼있지 않아 현재로써는 이 제품만이 유일한 정식 플레이 루트인데,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 한국어 자막이 추가되지 않는다면 유저들로부터 '반글화' '3/4글화'라는 논란을 쉽게 잠재우기는 어려워 보인다.

'케이오스 링스 3 프리퀄 트릴로지'는 시리즈의 최신작인 '케이오스 링스 3'와 함께 전작들을 PS Vita를 통해 한 번에 즐길 수 있게 해주는 합본 패키지다. 본편의 한글화 누락과 반복 플레이를 요구하는 진행 스타일이 아쉽기는 하지만, 턴제 롤플레잉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라면 전작들보다 향상된 그래픽과 새로운 스타일의 이야기 및 게임 진행, 그리고 아름다운 음악을 통해 독특한 판타지 세계를 여행할 수 있을 것이다.

▲ 인상적인 게임인 만큼 본편의 한글화 누락이 아쉽다.

15세 이용가 / 평점: 8점 (10점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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