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날 판타지 신작 소식이야 항상 챙긴다지만, 온라인 게임으로 또 모바일 게임으로 분화되어 가던 모양새는 기존 팬들에게 다소 혼란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특히나 모바일 쪽으로는 한국에 정규 넘버링들이 한글화되어 속속 선보여졌다고는 해도, 신규 작품이나 외전 형태의 작품들은 철저하게 안 들어와서 일본 쪽 계정을 파게 만드는 등의 일들이 업계에서 비일비재했었다.

그런 와중에 정규 넘버링도 혼란의 시기를 보냈다. 최근에 체험판 코드가 배포된 '파이날 판타지 15 에피소드 DUSCAE'만 하더라도, 옛날에는 'Versus XIII'란 이름으로 해서 미소년과 미중년들이 단체로 출연했던 그 동영상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제 실제 플레이 가능한 체험판이 나왔으니, 정규 넘버링 신작이 나오는 것만 기다리면 되겠다는 그런 기분 겸 바램이 든다.

세월이 흐르다보면 잊고 지냈던 그 무엇인가가 이루어져서, 얼마 안 되는 사이에 또 과거 속으로 흘러가는 걸 보게 된다. 이런 거에 익숙해지는 것이 늙어가는 것이겠지만, 도트 뿅뿅 거리던 그런 게임들이 이젠 무슨 영화로 화해가는 그런 걸 보면 참 기분이 묘해진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감상을 만끽하는 게임이 바로 파이날 판타지 시리즈. 그런데 이게 15편에서 또 사람 마음을, 그리고 또 추억을 긁는다.

▲ 비록 특정 지역만 돌아다니는 '체험판'이라지만, 그래서 더욱 더 정식 발매를 기대하게 만든다.

코드를 입력하면 5.3GB 용량의 파일을 다운로드 받아서 설치하게 된다. SK 브로드밴드 라인으로 해 보니 대략 다운로드에 20여분 가량, 설치에 몇 분 정도면 셋업이 완료된다. 자막은 일본어, 영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독일어, 스페인어 등 6종이, 음성은 일본어와 영어 2종이 제공된다.

특이하게도 스피커 타입을 TV와 홈시네마를 고르게 되었는데, 후자는 필드 플레이 때 더 큰 감동을 준다. 추후에 정식 발매된 풀 버전이 다채널을 지원한다는 인상이 강한데, 예전부터 공개된 영상들도 그렇고 필드에서의 게임플레이도 그렇고... 사운드 환경에 꽤 투자를 유도할 소지가 크다. 이 스피커 옵션을 고른 뒤, 세이브를 오토세이브로 할 지 체크포인트로 할 지를 고르고 게임으로 넘어간다.

처음부터 특별히 시네마틱 영상으로 오프닝 근사하게 앞에 깔고 시작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그에 버금가는 인 게임 씬이 등장한다. 남자만 넷 씩이나 등장한다는 점이 개인의 취향을 건드릴 소지가 많긴 한데, 일단 체험판이니 그러려니 하고... 텐트에서 나가서 만나게 되는 세상은 참으로 아름답다. 서양의 오픈월드와는 달리, 운석 등 판타지 요소를 포인트로 삼은 다소 비현실적인 필드를 환상적으로 보여준다.

▲ 오픈월드. 앞서 로딩이 처음은 길게 느껴졌지만, 필드로 나가면 되려 짧았다고 기억된다.

전체 스토리는 "차 고치고 갈 곳으로 떠난다"는 단순한 일이다. 이걸 남자 넷이서 풀어가는 것이 체험판의 내용 전부가 되겠다. 이 와중에 주유소 언니에게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벌써부터 넘쳐나는데, 어떻게 보면 그 분을 통해서 정식 발매 버전에 대한 남성팬들의 관심을 더욱 불태우는 그런 소지도 꽤 있어 보인다.

게임 플레이 자체는 오픈월드 레벨 디자인에서 파이날 판타지 시리즈를 관통하는 전통적인 요소들은 PS4 기반으로 만나본다는 데 의미가 있겠다. 일단 전투 자체가 보이지 않는 적이 랜덤으로 걸리는 그런 형식이 아니라, 그냥 무쌍류 게임으로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램이 들 정도로 필드에서 바로바로 보고 싸울지 말지 선택이 가능하게 만든 점은 굉장히 흥미가 가는 부분이다.

오픈월드인데다 게임 스타일로 오픈 스탠스가 주. 때문에 플레이어가 종 잡을 수 없거나 그냥 월드 투어 떠날 여지가 있지만, 적절한 게임 루트 가이드와 이벤트 연계로 체험판이지만 템포가 떨어지지 않게 해준다. 꽤나 힘 줘서 만든 게 역력한 셈인데, 이런 자극과 긴장이 유지된다면, 본편은 명작에 반열에 오르기 쉬울 것으로 보인다. 더 다양한 세계, 그리고 캐릭터들이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 파이날 판타지의 가치와 PS4의 역량을 유감 없이 보여주는 기념비적인 '체험판'

15세 이용가 / 평점 : 9점 (10점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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