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문학이 J.R.R 톨킨(John Ronald Reuel Tolkien)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은 정설. 그리고 이러한 원전과 더불어 각 국가 별로 고유의 문화와 정서에 입각한 판타지 소설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은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그 중에서 폴란드에서는 위처 시리즈가 대표선수.

폴란드의 'CD PROJECKT RED'는 자국의 유명 판타지 소설인 위처 시리즈에 기반해 게임을 3연작으로 선보였다. 특히 국내에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 코리아와 인트라게임즈 합동으로 최근 퍼블리싱 된 '위쳐 3 : 와일드 헌트(이하 위쳐 3)'는 위처 시리즈의 마지막 게임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있으며, 동시에 국내에서는 자막한글화로서 유명세를 톡톡히 누리는 게임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롤플레잉 장르 작품은 소설책 또는 백과사전에 비견될 정도로 텍스트 분량이 많아서 어지간한 판매 자신감이 없다면 한글화 성사가 잘 안되는 편. 게다가 '위쳐 3'는 발매 이전부터 오픈월드 타입 게임으로 공언되면서 전작들의 여러 특성을 기억하는 게이머들은 한글화 성사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기도 했다. 다행히, 한글화 성사가 이루어진 덕분에 한국 게이머들은 더 큰 재미를 얻게 되었다.

▲ 인간을 뛰어넘은 인간인 '위처', 그 중에서도 마지막 위처인 리비아의 게롤트의 마지막 이야기.

1편은 PC 패키지 전용이었고, 2편은 PC 패키지와 Xbox 360 정도에서만 나와 소니 플랫폼 게이머들과는 인연이 없었다. 그러다 이번 3편에 와서야 PC 패키지에 더불어 PS4와 Xbox One 버전 타이틀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때문에 특별히 패키지 게임을 해외에서 사왔거나 스팀을 키우는 사람이 아니라면 전작을 즐긴 유저는 국내에서 드문 편. 그럼에도 잘만들었다는 입소문이 커져 출시 전부터 기대가 컸다.

그렇게 나온 게임은 정말 기대 이상이다. '청소년이용불가'라는 등급이 부럽지 않은 성인 취향의 액션과 무드가 꽉꽉 들어차 있다. 처음 시작부터 눈길을 고정시키는 씬이 줄 잇고, 소니 플랫폼으로는 처음일텐데도 조작감은 잘 다듬어져 있다. 특히 처음 튜토리얼만 제대로 패스하면 낮은 난이도로 이야기를 즐기는데 무리가 없는 것을 보면, 트레이닝 외에도 밸런스 조정도 적절하다는 느낌이다.

특히나 오픈월드에 선택형 지문이 많은 대화 씬들이 모두 다 한글로 다 읽혀진다는 점은 경이적인 부분이다. 민간에서 재능기부로 한글화하는 경우들이 꾸준히 있긴 했지만, 정식 발매로 이처럼 대작 게임을 더욱 즐겁게 해주는 한글화가 적용된 경우는 국내에서는 SCEK가 맡고 있는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정도가 거의 다였던 차. 그러던 와중에 서양 판타지 대작이 이렇게 나온 거다. 난이도 선택과 관련해 스토리텔링에 포커스를 맞춘 것이 따로 있기도 한 부분을 보면, 여러모로 다양한 입장의 유저들이 두루 즐기기 좋은 게임이 나온 것으로도 보인다.

▲ 가장 가까운 사람이 '예언의 아이'로 특정되면서 벌어지는 모험과 여행이 주된 축.

판타지와 액션이라는 장르적 특성이 성공적으로 결합하면서 게임을 굉장히 풍성하게 해준다. 게임에서 즐길 수 있는 이야기의 볼륨이 워낙 압도적인데다가, 전작들처럼 DLC까지 무료화가 기본 정책임을 천명한 상황에서 나오는 DLC까지 더해 나갈 경우 그 확장폭은 상당하다. 게다가 같이 나온 유료 DLC는 아예 확장팩 수준이어서, 서양 판타지 팬들에게는 선물세트와 같다.

여기에 나오는 캐릭터들이 대체로 스테레오 타입으로 보이기는 해도 그래픽이나 안고 있는 스토리들이 다들 튼실해서 이들의 이야기를 쫓아가는 여정이 쏜살 같이 지나간다. 실제 플레이 시간과 별개로 빠져들어서 몰입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편. 특히나 이야기들이나 캐릭터들의 관계 등이 상상할 여지를 많이 만들어주고 있어서, 한글화 덕분에 더 깊이 있는 플레이에 전념하기 참 좋다.

굳이 단점이라면, DLC 등 관련 정보를 확인하려면 방문해야 되는 http://www.thewitcher.com 홈페이지가 PC판 중심으로 짜여졌다는 부분 정도. 그리고 콘솔에서 확인할 수 있는 현 시점 기준으로 무료 DLC는 2개, 그리고 유료 DLC로 확장팩 1개가 한국에서는 보이는 정도. 추가되는 콘텐츠들의 한글화 작업을 감안하자면, 아무래도 본판인 영문판보다 다소 인내력을 가져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 현세대 멀티플랫폼으로 나온 덕분에, 자신이 선호하는 플랫폼에서 만끽할 수 있다.

청소년이용불가 / 평점 : 10점 (10점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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