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급 측면에서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은 이래저래 말이 많은 기준이다. 다만, 표현의 자유와 어린이 및 청소년 세대의 교육을 감안하자면 그 밑에 숫자들과는 꽤 많은 함의가 담긴 단어인 것도 사실이다.

사람마다 잣대가 다르기 한량 없어 뭐든 나오면 이게 청소년이용불가가 맞네 틀리네 하기가 일쑤인데, 그러는 와중에도 모두가 "이것이 청소년이용불가가 아니라면 무엇이 청소년이용불가가 아니란 말인가"라고 동의하는 게임들도 존재한다. 대개 이러한 게임들은 폭력성과 선정성이라는 양대 축을 기둥으로 삼는데, '섬란 카구라' 시리즈는 그 선정성을 대표하는 이 시대의 아이콘과도 같은 존재겠다.

국내에서 플스 유저들은 2013년 2월에 정식 발매된 '섬란 카구라 시노비 버서스(SHINOVI VERSUS) -소녀들의 증명-'을 통해 섬란 카구라 시리즈에 입문했을 것이다. 의외로 지난 2011년도에 전연령의 닌텐도 3DS로 나와 명성을 아태지역에 떨쳤던 작품인데, 꽤 긴 시간이 걸쳐 소니 플랫폼으로 옮겨온 형편. 그런데 이제는 플스가 메인으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정식 넘버링은 3DS여도, 총집편 같은 건 PS 쪽 같아서.

▲ 이 게임은 보이는 그대로가 다다. 보이는 그대로에 집중하는 게 맞다.

'섬란 카구라 에스티발 버서스(ESTIVAL VERSUS) -소녀들의 선택-'은 지난 3월 26일 일본어 버전이 출시된 이래로 남성 게임 플레이어라면 안 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해본 사람은 없는 타이틀로 금새 부상하고 있다. 오는 여름 경에 한국어 버전 발매도 예정된 가운데, 굳이 말이 필요없는 장르 특성 상 은근히 주위에서 다들 해본 그런 게임으로 금새 정착했다.

게임은 '카구라 천년제'라는 마츠리를 하나의 계기로 삼아서, 이를 둘러싼 국립한조학원, 비립헤비죠시학원, 사숙월섬여학관, 호무라 홍련대 등 4대 세력이 격전을 펼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또한 일본답게 '카구라 천년제 실행위원회'라는 조직체가 이야기를 가이드하는 그런 모양새를 둬서 학원물 속성은 여전하게 만들었다.

작년 초 함께 발표되었던 '섬란 카구라 2 -진홍-'이 첫 작품이 나왔던 닌텐도 3DS에서 넘버링을 잇는 가운데, '에스티발 버서스'는 외전격인 위치에 서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일단 여기에서의 이야기는 정사(正史)는 아닌 것이겠고, 그래서 플레이어는 게임 타이틀 속 대전에만 신경 쓰면 되는 그런 깔끔한 위치 선상에 서게 된다. 그냥 보이는 것을 보고 즐기고, 더 보고 싶으면 열심히 하면 되는 그런 입장인 셈이다.

▲ PS Vita 버전을 PS4로 돌리는 듯한 비주얼 퀄리티이긴 하나, 그나마 그래서 정발된 듯 하다.

게임과 애니메이션으로 한국에서도 어느 정도 인지도가 쌓인 '섬란 카구라' 캐릭터들로 무쌍류의 게임을 즐기는 작품이므로, 진입 장벽이 상당히 낮은 축에 속한다. 나이 제한 정도가 허들이라면 허들. 꼭 남자 입장을 떠나 게이머 시점에서도 꽤나 경쾌한 액션 게임 정도로 의미를 둘 수도 있겠다.

'에스티발 버서스'는 게임 시스템들도 그리 어렵지 않고, 스무 명이 넘는 등장 캐릭터들이 각각 다른 배틀 모션과 필살기들을 갖고 있어서 이를 취향 따라 골라 잡는 것도 재미요소다. 전체적인 흐름도 요즘 인기 끄는 액션 게임들의 트렌드를 의외로 적극적으로 수용한 느낌이 많이 들어서, 선정적인 측면만 따로 염두해 둔다면 어른들의 마리오 같은 게임이 아닌가 싶다.

한편, 게임이 PS4와 PS VITA 두 버전으로 나와서 게이머들 입장에서는 매우 판이한 게임경험을 선사하기도 한다. 대개 플랫폼이 다르더라도 게임경험을 동일하게 하는 것이 미국 게임들의 특징이라면, 일본 게임들은 앵글 조작이나 리액션 측면에서 PS VITA 쪽 상품성을 다르게 잡는 형편. PS4 버전은 경쾌하게 더 많은 캐릭터들과 더불어 난전을 펼치기에 더 최적화되어 있다. 때문에 게임성은 이 쪽이 더 낫다.

▲ '폭유 하이퍼 배틀'이라는 장르명에 부끄럽지 않은 떳떳한 게임이다.

청소년이용불가 / 평점 : 7점 (10점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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