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크라임의 적통 후계자로 불리는 '슬리핑 독스'의 최신판 디피니티브 에디션이 플레이스테이션 4(PS4)로 발매된 지는 4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작년 10월이었으니까. 물론, 영문판이. 사실 이 때 발매된 버전도 GOTY 에디션 기준으로 DLC 24종이 추가되어서 팬 디스크 수준의 풍부한 볼륨을 자랑하긴 했다. 그런데 영문판이. 그리고 불과 한 달 후에, 경천동지할 일이 생겼다.

 

지금은 익히 알려진대로, '슬리핑 독스 디피니티브 에디션'은 지난 11월 20일 지스타 2014 개막 첫 날 SCEK 부스에서 한국어 버전 독점 발매가 발표된 바 있다. 그렇게 한 석 달 정도의 시일이 흐른 후 우리 곁에 SCEK 약속대로 한국어 버전이 선보여졌다. 게임 그 자체의 구성은 앞서 발매된 작품과 다를 바 없으나, 한글 자막이 입혀졌다는 점 만으로도 몰입감을 차원이 다르게 만들어 준다.

 

격투와 총격이 일상사인 그러한 게임이라면서도, 언어가 왜 이렇게 중요해졌는가 하면... 아무래도 이 게임의 배경이 중국 반환 이전의 홍콩, 그리고 느와르의 전형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스테레오 타입 소리 나올 정도로 뻔한데다, 돌아가는 거 보면 영화 무간도 생각나는 그러한 포맷인데도, 워낙 스토리 밀도와 캐릭터 비중이 높다 보니 이야기를 못 알아보면 즐거움이 대폭 하락한다. 알고 봐야 더 재미가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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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S3 버전과 PS4 버전을 연이어 보면 가장 차이가 나 보이는 부분이 바로 거리 풍경.

 

나이가 들어 가는 게 티 나서 쓰고 싶지는 않은 표현이지만, "구관이 명관"이라는 어구가 있다. 옛날 게임들이 분명 지금보다 기술적으로 미흡한 것이 많았던 시절에, 실력 쥐어 짜 가며 만든 게임들은 아무래도 거칠어 보이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재미'라는 측면에서 참으로 모범이 되는 것들은 옛날에 다들 나왔다. '슬리핑 독스 디피니티브 에디션' 그 자체도 그러한 것인데, 여기에 공식 한글화 작업이 더해졌다.

 

사실 그래픽적인 측면과 게임의 완성도는 이미 작년 10월에 나온 영문판을 통해서 명확히 확인할 수 있었다. PS4로 나온 샌드박스 게임 중에서 여러모로 'GTA V'에 버금갈 만한 작품이었으니 특히나. 물론 옛날에 나온 게임을 우리고 또 우리는 것에 대해 비판이 있을 수 있으나, PS4로 콘솔 세대를 넘어 온 작품이 한 시대를 풍미했던 것이라는 점에서 올드 게이머 입장이라면 환영 가는 부분이다.

 

무엇보다 예전에는 따로 따로 DLC를 사거나, 그 때 그 때 프로모션 코드로 어떻게 하던 것들이 모두 다 합쳐져서 그냥 한 꺼번에 다 즐길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은 언어의 벽 이전에 게임 팬 입장에선 반가운 부분. 어떻게 보면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지금의 게임 플랫폼과 서비스를 구축한 거겠지만, 게임 산업 그 자체의 과도기 시절 흔적을 보는 것도 나름 쏠쏠한 재미꺼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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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면 한 가득 동양인들이 잔뜩 나오는 터라, 광동어가 안 들린다는 점에서 이질감이 느껴질 지경.

 

게임의 시스템적인 측면에서는 어떻게 보면 요즘 대중화된 그런 요소들이 일찌감치 집대성된 구성을 자랑한다. 그 여파로, 제한된 카메라 앵글 속에서 격투를 펼치거나 총격전을 수행하고 또 탈 것을 이용해 게임 속 세계를 여행하는 것도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친숙하게 느껴진다. 조작이나 게임 진행 측면에서 이러한 익숙함 덕분에 사실 더 스토리와 DLC 등에 몰입할 여유를 만들어 준다.

 

잠입경찰의 사생결단 이야기도 그렇겠고, 자막이 보이니 더 개그물 같은 DLC 시나리오들도 그렇고, 한국어 버전이라서 느낄 수 있는 메리트는 너무나 뚜렷하다. 예전부터도 게임 볼륨이 상당한 것이었는데, 거기에다 DLC까지 더하고 한글 자막까지 입혔으니 PS4 유저라면 반드시 해봐야 될 레퍼런스 타이틀로 이 게임을 손 꼽을 수 있겠다.

 

여러 해에 걸쳐서 정련된 게임 디자인과 개발역량. 그리고 PS4 콘솔이 지닌 성능 측면에서의 역량이 맞물려서 고전의 반열에 든 게임을 요즘 나온 최신 게임보다 더 게임성 흘러 넘치게 만들었다. '슬리핑 독스 디피니티브 에디션 한국어 버전' 타이틀은 게임을 그리고 이야기를 즐기고자 하는 PS4 게이머들에게 분명 의미 있는 타이틀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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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 PS4 콘솔 갖고 있다면, 참으로 레퍼런스 타이틀이라 불러도 부족하지 않다.

 

청소년이용불가 / 평점: 10점 (10점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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