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험블 덕분에 이 게임에 관심 가지신분들이 많으실텐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저는 푹 빠져서 재밌게 했습니다만, 누군가에게 같이 하자! 라고 쉽게 추천은 못할 게임입니다. 재밌지만 스트레스가 상당한 게임입니다.

 

- 예전에 제가 단 댓글인데요. 어떤 게임인지는 이 댓글을 참조하시면 될거 같습니다. 고민중이신분들은 이 댓글을 보고 판단하시면 될거 같습니다.  

http://itcm.co.kr/game_news/7932390#comment_7933217


 지금부터는 먼저 댓글을 읽으셨고, 영어 울렁증이 있지만 이 게임이 꼭 하고싶다는 분들을 위한 내용입니다. 장문이니 귀찮으신분들은 스킵하세요. 

 

*이 게임은 "티켓"이라는 개념이 존재합니다. 여러 게임모드가 존재해 점령이라든가 섬멸이라든가 조건이 다른듯 하지만 결국 어떤 모드든 상대방의 티켓을 먼저 소진시키는 쪽이 이기는 게임입니다. 가장중요한 개념이죠. 예를들어 내가 죽었다 그러면 우리팀의 티켓이 하나가 소진됩니다. 내가 몰고간 차량이 폭파됐다 우리 티켓이 10개가 날라갑니다.(오래전 플레이한 기억에 의존하는지라 티켓수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느낌으로만 이해해주시고 양해부탁드립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한국"유저들은 우당탕탕 FPS에 익숙해서 막 돌격하시는 성향이 강하신데 이 게임을 하는 대부분의 "서양" 유저들은 그런 행위를 티켓 깍아먹는 트롤로 봅니다. "자신"이 승리
(캐리) 하겠다는게 아니라 "팀"의 승리를 위해 플레이하기 때문입니다. 

 이 게임에선 차량이 단순 이동이나 공격수단 일뿐만 아니라 절대 파괴되선 안될 중요한 자원이기도 합니다. 파괴되면 엄청난 티켓을 한번에 잃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른 유저들은 적진에 도달하기 한참전에 하차하고 걸어서 이동하거나 전차등을 굉장히 조심스럽게 운용하는데 일부 한국분들은.. 아시죠? 적이 있는데 바로 앞까지 차몰고 갑니다. 

 한번은 제가 죽고 리스폰을 기다리는동안 차량과 함께 분대가 전멸하고 리스폰해서 이동하는데  외국인 하나가 저를 붙잡고 엄청 화내더군요. "야 너네 분대장 뇌는 없는거냐?" 라면서요.(얘네도 이런 표현을 쓰는구나 신기했습니다.) 게임 막바지에 팽팽한 상황이었는데 차량 티켓 소멸로 게임이 확 기울었습니다. 

 제가 근거리 무전 내용을 우리 분대장한테 전하자 분대장이 웃으면서 신경 안써요 하더군요. 

이제와 생각해보니 이때부터 이 게임을 잘 안하게 되었던것 같습니다. 

 

이 게임 철저한 팀플레이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재미를 절대 못 느끼실겁니다. 영어는 그 다음 문제구요. 게임이름부터 "분대"이지 않습니까? 이 게임은 기본적으로 "난 분대원이며 분대장의 명령을 절대적으로 따를것이다. 난 분대장이며 알파 분대장의 명령을 절대적으로 따를것이다" 라는 약속을 하고 들어가는 게임입니다. 이 약속을 지키지 않을거고 게임인데 머 그냥 나 꼴리는데로 하면되지 라면 다른 게임을 하시길 추천드립니다.

 

 그래도 해보겠다! 하시면 먼저 기본적인 군사용어들의 영어표현을 익히시고요. 예를들어 좌표(ex. alpha... echo... november)나 방위표현( ex. South east one O two), 문장을 구사 하시진 못하시더라도 최소한 알아듣고 대답할 수 있는 정도의 단어들은 익히셔야 강퇴 당하지 않고 분대의 명령을 이해하며 게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거리에 따라 탄낙차가 있는 게임이니까 그것도 숙지하시는게 좋습니다. 장거리 교전이 많아요. 또 키 설정을 세심하게 설정하시는게 좋습니다. 일단 총알 날라오면 은폐 엄폐 포복이 기본입니다. 적을보면 "죽여버려!"가 아니라 "죽기 싫어!" 하셔야 즐길 수 있습니다. 리스폰 시간이 깁니다. 죽을수록 늘어나구요. 애들이 착해서 졸졸졸 잘 쫓아만 다녀도 별말 안합니다. 에 또 병과중에 메딕은 어디서나 환영받습니다. 총에 맞아 죽어가신다면 메딕을 기다리세요. 목표는 팀의 승리니까요. 티켓을 아낍시다. 아 그리고 음성채팅이 안되시면 무조건 강퇴입니다. 필수에요. 기억나는건 이정도네요. 이정도만 하셔도 게임을 즐기시는데 아무 지장없으실겁니다. 그리고 한국인들 모여있는 디스코드등도 있으니까요 참고하셔요 제가 알기론 유일한 스쿼드 카페 링크 올려둡니다.  

-위에 제가 겪었던 일이 오해가 생길 수 있는데, 이 게임을 지금까지 하는 대부분의 한국인 유저들은 팀플레이 유저들입니다. 제가 겪은 가장 극단적인 사례입니다. 그래도 솔로플레이하는 한국인들은 조심하세요. 가장 쉽고 재밌게 즐기시는 방법은 영어가 되는 한국인 분대장이 있는 스쿼드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밑에 카페에 들어가서 디스코드에 한번 가입해보세요.  

https://cafe.naver.com/koreasquad

 

 마치며, 이 게임은 FPS 라는 탈을 쓴 롤플레잉 게임입니다. 역할극이죠. 그 역할극에 푹 빠지실 것 같다하시면 정말 대체재가 없는게임입니다만 그저 현실적인 FPS를 원하신다면 분명 후회 하실겁니다.

 다대다 전투를 원하시면 배틀필드를 하시고, 총알 한 두방에 죽는 현실적인 게임을 원하신다면 인서전시 샌드스톰이라는 대안도 있습니다. 또 아르마가 있습니다. PVE긴 하지만요. 

 

글재주가 없어서 글이 깁니다. 죄송합니다. 개인적으로 애정이 있는게임이고 해서 궁금해하시는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절대 추천은 못하는 게임입니다. 굉장히 정적인 게임이에요.  

 

밑에 글은 그래도 모르겠다 하시는분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간접체험을 해보시라고 써봤습니다.

역시 이것도 귀찮으신분은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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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 " 죽었다. 부제: 아 어디야 ㅆㅂ"

 

 분대장이 운전대를 잡는다. 두돈반뒤에 올라탄다. 즐거워보인다. 다들 농담을 하며 유쾌한 분위기다. 덜컹거리는 차안에서 바람도 불고 경치도 아름답다. 2분 후 , 지뢰를 밟았다 분대 전멸이다. 

 

 분대장이 HQ에서 리스폰하라고 명령을 하달한다. 본부에 차량이 없다. 걷는다. 계속 걷는다. 분대장이 사주 경계를 지시한다. 10분을 걸었다. 적이 있긴 한건가 싶다. "쉬융" 죽었다. 어서 날아온 총알인지도 모르겠다. 10분을 걷기만 했는데 죽었다. 난 죽어가고 있다. 사방에 연막이다.

"South west two O eight" 누군가가 적의 위치를 확인하자 우리 분대원들이 일제히 사격한다. 그냥 막 쏜다. 조준 사격이 아니다. 일단 쏜다. 있다니까 쏜다. 화면이 점점 빨개져간다. 난 죽어가고 있다. 팀원들이 나에게 메딕을 보내려 안간힘을 쓰지만 그들은 움직일 수 없다. 내 위로 총알이 빗발친다. 죽었다. 리스폰 버튼을 눌르니 대기시간 5분이 뜬다. 응? 5분? 5분이 지났다. 팀원들이 모두 나를 기다렸다. 내가 살아난걸 확인하자 이제 이동한다. 이 ㅅㄲ들 정말 부담스럽다. 우리 엄마가 사람 기다리게 하는거 아니랬는데.. 5명이 그 자리에서 기다렸다. 분대장이 외친다 "OK, Let's go" 좋아 힘을 내보자. "Roger"를 외친다. 

 또 걷는다. 5초 뛰면 힘들다고 헉헉 거린다. 키보드에서 단내가 나는거 같다. 계속 걷는다. 또 걷는다. 

주마등이 스친다. 헤어진 여자친구가 담배좀 끊으라 했는데. 이번 기회에 담배를 끊어야겠다. 

또 걷는다. 저기 시가지가 보인다. 적진 한가운데지만 행복한 감정이 든다. 그래 이제 전투다! 

죽었다. 역시 어디서 쏜진 모르겠다. 이번엔 다행히 메딕이 살려줬다. 다시 걷.. 죽었다. 기관총이다. 

사방에서 "Fuck"이 난무한다. 사방에 적이다. 내 화면이 빨개져간다. 내 안의 누군가가 말을 건다. 

"AL..." 응 뭐라고? "AL..." 잘 안들려 크게 말해봐 "ALT F4" 응!!

 다음 날이다. 이번엔 독일 서버에 들어가봐야겠다. 어차피 다 영어를 쓴다니 상관없겠지. 

두돈반이다. 다들 즐거워보인다. 짜식들 하하. 죽었다. 지뢰다. 분대전멸. 

 걷는다. 죽는다. 걷는다. 죽는다.

 다음 날이다. 내가 왜죽는지 알거같다. 핑 때문이다. 핑이 너무 높다. 역시 그것밖에 설명되지 않는다.

 중국 서버를 가야겠다. 오 좋아 핑 개굿. 총소리보다 쟤들 소리가 더 시끄럽다. 전쟁터가 아니라 한옥마을에 와있는거 같다. ALT F4

 다음 날이다. 그래픽 옵션에서 잔디를 제거하면 멀리 있는 적도 잘보인단다. 역시 다 방법이 있는거지. 

어쩐지. 걷는다. 계속 걷는다. 어?! 저기 능선에 보인다. 이 짜식! 죽었다. 걷는다. 또 걷.. ALT F4 난 성장했다. 이제 망설임없이 ALT F4를 누를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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