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0시간 끝에 엔딩을 봤습니다
난이도는 보통으로 했으며
구급상자는 단 한번도 안 썼습니다
보물찾기를 제외한 모든 서브퀘를 다 했으며
마지막 4명에겐 전부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굉장히 잘만들었지만 그걸 플레이어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게임 인 듯 합니다

일단 장점부터 보자면 마치 바이오쇼크와 데드스페이스 후반부 한정으로 헤일로1을 섞은 듯하고, 또 잘 섞었습니다

심도 높은 맵 구성은 파고들 요소를 줬으며
여러 요소간의 상호작용이 뛰어나 자유도가 높으며
공포게임처럼 자원이 귀하고 연출이 훌룡하여 전투나 사건 하나하나가 좋았고
스케일이 크다보니 적지 않은 인물과 세력이 섞여져 전체 상황이 매우 흥미진진했습니다


문제는 다양한 장르를 조합한만큼 부작용도 적지 않았고
앞서 말했듯 저 성공을 제대로 플레이어에게 전달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1.먼저 파고들만한 복잡한 맵의 경우, 할 게 많아진 건 좋지만 그럴 이유가 점점 줄어들고 또 그 맵 자체가 방해가 됩니다.

초중반에는 자원이 부족하니 한곳 한곳을 골똘히 파고들지만 좀 넘어가면서부터는 그럴이유가 없습니다 그냥 숨겨졌으니 가는거죠

게다가 숨겨놓은 경우 기본적으로 플레이어가 파고들기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어느정도는 유도를 해야합니다 아이템이나 노랑 빨강 등의 색을 사용하거나 살짝 삐져나오게 보인다거나 그러나 그런게 거의 없습니다.

플레이 자체가 급박한 상황 속인데 몇십분동안 비밀통로나 찾을수는 없습니다 나아가 이전 글로 올린 복사방지같은 중요 퀘스트를 완료하기 위한 경우면 더욱 그렇습니다. 비밀통로도 못찾아 해킬4레벨도 안돼 포기하자니 그 서브퀘가 진행에 필수적이고.
그러다보니 파고들 요소는 오히려 장애물이 되는거죠
이 경우는 생각만 해도 짜증납니다

파고들만한 맵은 즐길거리지만 너무 심하게 숨겨져있고 또 그게 진행에 중요한 걸 위한 방법일 경우 오히려 원할한 플레이를 가로막는 양날의 검이 됩니다
적어도 중요한 진행에 있어선 쉽게 만들어도 됐을텐데요


2.스토리의 경우 별로 대단할게 없습니다 우주선이 위험해 쳐했고 그걸 해결하는 과정이죠. 그건 괜찮습니다 문제는 스토리텔링이 끔찍합니다. 아무런 필요없는 요소를 너무 과하게 집어넣었습니다. 과거 설정이라던가 물건의 설정 등. 그런 것들을 일일히 신경쓰다보면 오히려 스토리에 몰입이 안됩니다.

주변 이야기는 더 심한데 승무원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런데 플레이어가 100명 넘는 사람들의 이름을 다 기억할 수도 없으니 사실상 분위기만 좀 느끼는 정도고 다른 스토리는 거의 없는 거나 다름없습니다

설정의 깊이나 승무원의 다양함까진 좋았지만 그게 너무 심해서 플레이어에게 전혀 와닿지가 않았습니다


3. 공포장르의 기본은 빈곤한 플레이어입니다. 주로 자원의 빈곤함이죠 그러나 프레이는 도중부터 자원이 넘치고 싸움도 자주하며 무엇보다 무기도 스킬도 다양합니다. 초반처럼 계속 아끼다보면 헛짓거리 하게돼죠

개인적 경험이지만 알렉스가 대부분의 방을 폐쇄했을 때 곧 끝나는 구나 싶었고 그때 수많은 자원을 남겨둔 상황이라 상당히 억울하고 화났었습니다 언제까지 아껴야할지 타이밍을 전혀 몰랐으니까요 결국 몇시간 전 세이브부터 다시 했고 그 이후에도 분량은 많아서 문제는 없었지만

특히 타이폰 스킬도 스토리상 중요할까 해서 중반까진 거의 안찍었는데 그런것도 없더군요

이 부분은 액션 rpg에 공포장르를 합치면서 나온 부작용으로 보입니다다양하고 훌룡한 전투를 마련해놨지만 공포스런 레벨디자인은 플레이어를 쫄보로 만들어 그 전투를 백프로 사용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마치 공포게임같았지만 다른 rpg게임처럼 얻는대로 써야 하는게임이었던 것입니다


4.AI가 죄다 쓰레기입니다
저번에 ai가 훌룡하다고 했는데 아뇨 쓰레기입니다
팬텀을 만들거나 뭘 아군으로 만들면 죄다 자기 갈길 갑니다
적을 찾아다니기는 커녕 절 따라다니지도 않고 가만히 있거나 방황합니다
심지어 오퍼레이터는 막 사라집니다 넓고 복잡한 맵에서 개네들 찾으로 돌아다닌거 생각하면 진짜...


5. 재미보다 짜증을 유발하는 전투요소

기본적으로 대부분 굉장히 빠르거나 엄청 작거나 엄청 귀찮습니다 어느정도는 다양한 스킬과 전투를 위한거라 이해는 하겠는데 뒤에서 미믹이 공격해 죽는일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그 자식들 딜은 은근히 세서 hp가 20이어도 즉사입니다 공처럼 생긴애들은 몰려다니며 자폭하는데 수도 엄청 많아 꽤 짜증납니다.

무엇보다 심각한건 전기계통인데 권총 샷건 제외하곤 전기공격당하면 먹통입니다 그것까진 그렇다 쳐요 그런데 우주유영장치까지 정지되는건 뭡니까. 특히 우주에 전기쓰는 애가 자주 있는데 개가 공격하면 아예 움직일수가 없습니다 유영장치가 고장이라

몹은 아니지만 고장난 배터리같은거(벽에 붙은) 딜이 너무 셉니다 막 한번에 30씩 달고 그럽니다. 그런건 환경적 요소니 그리 심각하지 않게 해야된다고 봅니다 그런 환경 하나하나에 생사가 결정되는건 플레이만 짜증나게 만들 뿐이죠



결론적으론 이렇습니다
1. 깊은 맵구조는 파고들 요소인 동시에 진행에 심각한 방해가 되기도 하고

2. 다양한 스토리나 설정은 흥미롭지만 너무 심해 붕 뜬 느낌이었으며

3.전투은 퀄리티가 높지만 상이한 공포장르에 탓에 제대로 사용되지 못할 위험이 있다


즉 맵 스토리 전투 각 요소는 전부 좋습니다만 게임 내에선 너무 끔찍한 구조로 되어있어
플레이어가 그걸 전부 즐기기기엔 큰 어려움이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아쉬었던 부분은
우주 sf인만큼 사용할 설정이 많았을텐데 너무 밋밋했다는 겁니다

-가령 루킹 글래스에서 기록된 영상을 보는데 영상속 사람이 갑자기 무기로 유리창을 깨고나온다 즉 루킹 글래스도 기록된 영상도 아닌 실제 유리창에 현재 사람이었다는 기믹이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없는것

-제뉴어리가 모건의 목소리를 가졌으니 모건인척 하는 악역이 됐을 수도 있는데 그냥 평범한 오퍼레이터라는 것

-모건이 기억리셋을 여러번 당했다면 우주선 곳곳에 예전 모건의 흔적이 있어도 좋을텐데 그런 것도 없고

-월 미첼은 도대체 뭐였는지 서브퀘들이 용두사미로 끝난게 많았습니다



아무튼 대략 이랬습니다
아무래도 욕이 더 많은데 실제로 짜증나는 경험도 많이 했고 원래 단점이 더 잘보이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분명히 수작이고 잘 만든게임입니다
즐거웠는지는 모르겠지만 재밌었습니다
어쩌면 나중에 2회차 할지도 모를정도로 재밌게했습니다

정가로 사도 아깝지 않을 게임입니다
다만 저같은 플레이분들은 없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