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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밤에 문자를 받았습니다. 한참 게임하고 있는데, 문자메세지가 오는 소리가 들렸고, 연말연시 관련 스팸이거나, 재난문자려거니 해서 그냥 무시하고(...) 계속 게임을 하다. 잘 시간쯤 돼서, 핸드폰을 보려는데, 코로나 확진자분과 동선이 겹쳤다는 문자라는 걸 알게 됐죠.

 

증상이 전혀 없었지만, 무증상 환자도 있다고 하니, 동선을 역학조사(...)해서 일단 저와 접촉했던 사람들에게, 증상이 있냐 없냐를 물었죠. 저를 비롯해서, 저희 가족이나 모두 증상이 없다하여 일단 안심이 되긴 했는데,

 

그래도 검사를 받아보라고 하니. 1339에 가서 몇가지를 물어봤습니다. 보건소 번호를 알려주더군요? 그래서 다시 보건소에 전화해서 이러이러한 상황이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는지 여쭤봤는데, 이 상담원(?) 분이 얼마나 친절한지 전화를 끊지를 않으려고 하시더군요.(...)

 

한 30분을 이런저런 방역방침이나, 격리시 지침, 친구이야기, 가족이야기 등등을 듣고(...) 난 후,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말라고 해서, 이런저런 생각끝에, 결국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강서구는 지금 3단계라 봐도 무방하다는 말을 듣긴 했는데, 막상 보건소에 도착하니, 사람이 별로 없더군요(?). 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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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이 지그재그 형식이라 가려서 안보였던 거였습니다.(...) 줄이 줄어드는 텀도 굉장히 길었고, 기다리면서 게임이나 해야지.. 라는 생각이었는데, 날이너무 추워서 게임은 커녕 주머니에서 손 빼기도 싫더군요. 그리고 다들 저처럼 손이 시려우셨는지, 핸드폰을 보는 사람이 한분도 안계셨습니다 -_- 뭔가 좀 드문 풍경이지 않았나..

 

좀 불편했던 부분이라면, 퇴근후에 단체로 검사를 받는 분들이 많아서, 줄 서 있는 시간동안 동료들끼리 수다떠는 소리가 굉장히 괴롭더군요. 이어폰 음악을 뚫고 대화내용이 파악 될 정도였으니까요. 그래서 대화를 다 엿들었습니다(-_-)  

 

또 몇몇 커플은 남자친구 되시는 분이 미리 자릴 맡아두고, 한참 뒤에 도착한 여자분이 줄 사이로 자연스럽게 끼시는(..새치기..) 경우 였는데, 기다리는 사람이 적으면, 뭐 그냥저냥 할 문제인데, 뒤에 기다리는 분이 엄청 많았는데도, 그런식으로 순번이 밀리는 경우가 몇번 있었습니다. 날도 무척 추웠는데;;

 

방역요원(?) 분이 지적을 할 만 한데, 뻔히 보시고도, 괜히 분란 일이크기 싫어서 제재를 안하시는 눈치더군요.

 

그리고 간이변기(...) 아니.. 조립식 화장실(...) 같은 걸 세워놨는데, 가까이 가지 않더라도,

시골에서나 맡을 수 있는 돼지우리 냄새가 납니다 -_-;;; (시골출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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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날이 무척 추워서 발을 동동구르는 사람을 많이 보게 됐고, 여름엔 더워서 그렇게 고생들 하더니, 그래도 겨울이라 방역요원들 쪄죽진 않겠다 는 바른(?) 생각과, 날이 추워도 꿋꿋한 그들을 보면서 되게 따뜻해 보인다. 부럽다(...) 는 생각이 교차하더군요.

 

방역요원들도 역학 조사는 하는 분, 질서 지킴이분, 의료진분 등등 다양 한 것 같았고, 역할에 따라 색상으로 구분되어 있어, 보면서 어몽어스 같다는 철없는 생각도 하고 그랬습니다.

 

어느정도 순번이 되어, 역학조사용 서류를 작성하는데, 그걸 안내해 주시는 의료진분의 채액방지용 캡(?)에 흥건히 김이 서려 물이 뚝뚝 흐르기도 하고 어떤건 고드름(...)이 되어 있는 모습을 보면서, 왠지 모를 박력(...)이 느껴졌습니다.

 

서류를 작성하고도 또 한번 기다림의 시간이 있었고, 결국 제 차례가 됐는데, 오랜 기다림의 보상인 듯 한 유성매직 사이즈의 원통을 선물(?) 받았습니다. 

 

검사실로 가라고 하시더군요. 들어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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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나 기괴한 광경이었는데, 투명한 플라스틱을 사이에 두고, 왠 고무장갑이 덜렁덜렁(...) 달려있는데, 눈이 아주 예쁜 의료진 한 분이 그 고무장갑을 익숙한 손놀림으로 철썩철썩 끼시더군요.

 

약간의 충격을 받았지만, 시키시는 대로 선물로 받은 유성매직을 드리고,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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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를 벗고 혀를 내밀라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유성매직의 뚜껑을 여니, 끝부분에 소독약 같은게 발라진 15센치 정도의 길이의 쇠꼬챙이 두개가 나오더군요. 여기서 눈치를 까고(...) 망연자실 하고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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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우-_- 그냥 코랑 목이랑 거의 꼬챙이 끝부분까지 쑤욱 넣어버리 시더군요. 이비인후과 등에서 여기 찔려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눈물이랑 콧물이 장난 아니게 나오는데, 밖에서 장시간 마스크를 껴서 얼굴은 습기로 흠뻑 젖어있고, 눈물이랑 콧물이 뒤범적이 됐는데, 여긴 병원처럼 휴지를 주는 그런 서비스 따윈 없습니다.

 

질질 짜면서, 밖으로 나오는데 너무 추운겁니다. 한참 떨다가 잠시나마 따뜻한 곳에 있었더니 익숙하던 추위가 더 춥게 느껴지더군요.

택시타고 집에 가고 싶은데, 혹시나 제가 양성판정 받으면, 그 택시기사분은 또 뭔 죈가 싶어서, 그냥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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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콧물이 막 나니까 눈도 시렵고, 코도 시렵고(...) 아주 죽겠더군요. 중간에 오뎅 파는 포장마차가 있었는데, 들어가면 또 마스크 벗어야 하니 그냥 참고, 오늘 있었던 걸 스케치 할 생각으로 큭큭 거리며, 집까지 걸어왔습니다.

 

영하 10도에서 3시간 반을 밖에 있었더니, 샤워하니까 잠이 무슨.. 스케치고, 게임이고 다 귀찮아서 만사를 제쳐두고 잤습니다 _-_ Z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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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음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끝 -_-

 

 

-추신-

 

혹시나 선별진료소에 가실일이 생기시거든, 반드시 핫팩과 티슈를 챙겨가시기 바랍니다 -_-;

그리고 구체적으로 언급하다 보니 특정단체 언급이 저도 모르게 된 거 같은데, 고의적으로 적었던 건 아닙니다.

 

느닷없이 그림일기(?)를 쓴 이유는 레데리2에서 아서모건의 저널을 보면서, 한번 쯤 이런 걸 해보고 싶었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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